KBO리그 10개 구단이 해외에서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방송사 해설위원들은 각 구단의 캠프를 돌며 올 시즌 판도를 예상한다.
다수의 해설위원들은 삼성을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했다. 그럴 만도 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 7위로 마감했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김상수(KT)와 오선진(한화)이 FA 자격을 얻고 타 구단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진두 지휘하는 박진만 감독은 해설위원들의 하위권 분류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씩 웃었다. 비아냥거리는 건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그렇게 평가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쩌면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고 오프 시즌 때 전력 보강 없이 유출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외부에서 보는 전력과 달리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외부에서 봤을 때 보이지 않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하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긍정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 (하위권 전력 분류가)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어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의 키워드는 경쟁이다. 소위 말하는 이름값은 의미 없다. 잘하는 선수가 출장 기회를 얻는다. 야구 좀 한다고 느슨한 모습을 보이거나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선수는 누구든 좌시하지 않는다. 전력 보강은 없지만 캠프에 참가한 선수 모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기량 향상을 꾀한다.
박진만 감독은 “프로 선수들은 언제 어떤 모습이 나올지 모른다.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면 기본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언제 어떻게 터뜨리느냐가 관건인데 그러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삼성이 보란 듯이 선전한다면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야구의 묘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