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1만 달러 투수의 몸값이 8년 만에 6400배나 올랐다. 계약금으로 1만 달러를 받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한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26)가 5년 64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손에 넣었다.
휴스턴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하비에르와 5년 64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연봉 조정 기간 3년을 포함해 총 5년 계약으로 계약금 200만 달러에 2023년 300만 달러, 2024년 700만 달러, 2025년 1000만 달러, 2026~2027년 2100만 달러씩 연봉을 받는 조건이다.
데이나 브라운 휴스턴 신임 단장의 첫 계약이기도 하다. 브라운 단장은 “우리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적인 투수인 하비에르와 장기 계약을 맺게 돼 기쁘다. 현재와 모두 성공하기 위한 우리의 비전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선수”라고 계약 배경을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투수 하비에르는 지난 2015년 3월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휴스턴에 왔다. 계약금이 단돈 1만 달러에 불과한 선수였지만 휴스턴 육성 시스템에서 성장을 거듭했고, 2020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해 12경기(10선발) 5승2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했고, 2021년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6경기(9선발) 4승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로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구원으로 시작했지만 4월말부터 선발로 자리잡았다. 30경기(25선발)에서 148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9패 평균자책점 2.54 탈삼진 194개로 활약했다.
평균 93.8마일(151km) 포심 패스트볼을 59.9% 비율로 구사하며 피안타율 1할대(.183)로 구위를 뽐냈다. 포심에 슬라이더 투피치에 가까운 레퍼토리에도 디셉션이 좋아 타자들이 타이밍을 쉽게 못 맞춘다.
지난해 휴스턴은 두 번의 팀 노히터 게임을 했는데 2경기 모두 하비에르가 선발이었다. 6월26일 뉴욕 양키스전 7이닝 1볼넷 13탈삼진, 11월3일 월드시리즈 4차전 필라델피아 필리스 상대 6이닝 2볼넷 9탈삼진으로 팀 노히터의 발판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팀 노히터 게임은 최초의 기록. 휴스턴은 필라델피아를 4승2패로 꺾었고, 하비에르도 첫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마지막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23이닝 6피안타 6볼넷 29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한 하비에르는 포스트시즌에도 3경기(2선발) 2승을 거두며 12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6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0.71로 기세를 높였다. 선발등판 기준으로 지난해 마지막 6경기 34⅓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비에르는 올해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처음 얻었다. 선수는 300만 달러를 요구했고, 구단은 35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조정을 거치지 앟고 5년 연장 계약으로 합의를 봤다. 올해 포함 앞으로 3년의 연봉 조정 기간을 건너뛰면서 첫 FA 취득 기간을 2년 뒤로 더 미뤘다. 연평균 1280만 달러로 구단 친화적 계약으로 평가되지만 8년 전 단돈 1만 달러에 온 하비에르에겐 인생 대역전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