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강타자 오재일(37)은 예년보다 일찍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정규 시즌 7위로 마감한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13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오재일은 “시즌이 일찍 끝나 예년보다 (개인 훈련을) 2주 일찍 시작했다. 11월 중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과 요가를 병행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허삼영 감독의 사퇴로 임시 지휘봉을 잡게 된 박진만 감독은 김헌곤 대신 오재일에게 주장을 맡겼다.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운 오재일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 분위기를 추슬렸다.
오재일은 과거 두산 시절이었던 2019년과 2020년 부진한 오재원 대신 주장을 맡았던 그는 후배들 앞에서 먼저 모범을 보이는 등 솔선수범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지지를 받았고 이는 곧 선수단 단합 및 팀의 승승장구로 이어졌다.
오재일은 무투표 당선의 영광을 누렸다. 그만큼 동료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 이에 오재일은 “투표를 했어야 하는데 한두 명이 강력하게 분위기를 몰아가는 바람에 투표를 하지 않고 주장을 맡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믿어주니 제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주변에서 워낙 많이 도와주시고 (오)승환이 형, (우)규민이 형, (강)민호 형 등 든든한 형들이 세 분 계시니 저는 편하게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주장으로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오재일은 “감독님께서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가장 강조하신다. 저 역시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다. 프로 유니폼을 입으면 그에 따른 책임감이 따른다. 팀 승리를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등 모든 게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내야진은 젊어졌다.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1루 수비 능력을 갖춘 오재일이 있기에 내야진의 세대교체에 큰 도움이 될 듯.
이에 “누가 던지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팀 플레이의 일부분이다. 투수가 잘못 던지면 포수가 몸으로 막아내고 제가 2루로 던질 때 2루수가 아무렇지 않게 잡아주는 그 모든 게 팀플레이다. 팀스포츠니까 팀플레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 시즌 7위로 마감했다. 시즌 후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요소가 없다 보니 강팀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재일은 “팀내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 분명히 우리만의 저력이 있다고 본다. 작년에는 기세가 조금 꺾인 느낌을 받았지만 선수들이 다시 하나로 뭉치면 우리 팀의 저력이 나오지 않을까. 절대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제 생각에는 모든 팀을 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팀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이 그라운드에서 어느 만큼 발휘되느냐의 차이다. 전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 이적 3년째를 맞이하는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오재일은 “개인적인 목표는 몸 관리를 잘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 그렇게 된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좀 더 활기차게 했으면 좋겠다. 제가 화이팅을 많이 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시끄럽게 했으면 좋겠다. 다들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 이 또한 팀 플레이의 일부분이고 팀이 하나가 되는 계기다. 올해 들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