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빼고는 다 도루했으니까”…157km 국대 사이드암, 도루 허용 97% ‘굴욕’ 지운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2.13 20: 00

 “이대호 빼고는 다 뛰었으니까.”
LG 트윈스의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 정우영이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노린다.
지난해 벌크업으로 구속이 더 빨라졌고, 홀드왕을 차지한 정우영은 최대 약점인 슬라이드 스텝을 단축하고 있다.

LG 정우영이 불펜 피칭을 마치고 포수 박동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07 /jpnews@osen.co.kr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투구폼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고, 연습경기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정우영은 지난해 67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로 활약하면서 홀드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고 157km의 투심이 주무기. 볼끝이 변화무쌍한 투심 원피치로 리그 최고의 셋업맨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정우영에게도 약점이 있다. 바로 느린 슬라이드 스텝(퀵모션)으로 주자 견제 능력이 떨어진다. 정우영은 지난해 29개의 도루를 허용한 반면 도루 저지는 딱 1개였다. 도루 허용률이 무려 97%다.
2021년에는 도루 허용이 9개, 도루 저지가 2개였다. 도루 허용률이 82%로 높았으나 상대방의 시도 횟수가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는 정우영의 슬라이드 스텝이 더 느려졌고, 상대팀에서는 주자가 나가면 2루 또는 3루까지도 노렸다. 약점이 집중 공략됐다.
LG 염경엽 감독이 정우영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07 /jpnews@osen.co.kr
계속 당하고 있을 수만 없다. “키가 커서 사이드암으로 던지는 투구폼이 크다”고 항변한 정우영은 지난 겨울 투구폼 수정에 들어갔다. 이전보다 왼 다리를 조금만 접었다가 재빨리 내린다.
그는 “큰 동작으로 힘을 쓰는 편인데, 짧은 동작으로도 힘을 쓰는 것을 익히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캠프 불펜 피칭에서 새 폼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정우영은 바뀐 투구폼으로 첫 불펜 피칭을 하고서, “첫 피칭에서 트랙맨 데이터에 구속은 (예전처럼) 잘 나왔다. 다만 무브먼트가 이전 수치보다 떨어졌는데 이후 캐치볼을 코치님이 받아보고서는 무브먼트가 돌아온 것 같다고 하시더라. 첫 불펜 피칭 때 마운드도 처음이라 어색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WBC에 가서도 해봐야죠”라고 말했다.
LG 정우영이 염경엽 감독과 경현호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2023.02.07 /jpnews@osen.co.kr
그렇다면 정우영의 슬라이드 스텝은 어느 정도일까. 경헌호 투수코치는 “작년까지 우영이는 1초5~1초6 정도였다. 많이 느렸다”며 “그러니까 주자들이 다 뛰었으니까. 이대호 빼고는 거의 다 뛰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주자가 있을 때 투수들은 1초3 안으로 던져야 포수와 2루 주자의 승부가 가능하다. 경 코치는 “올해는 1초3~4 정도 나올 것 같다. 그 정도로 연습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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