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1군 스프링캠프에 유일하게 참가한 신인은 투수 박명근이다.
기 살리기 차원의 동행이 아니다. 염경엽 LG 감독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박명근이 프로 첫 해부터 1군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캠프에 데려가 눈여겨 보고 있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로 LG의 지명을 받은 특출난 장점이 있다. 키는 174cm로 작은 체구이지만, 우완 사이드암으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한 팀 선배 정우영처럼 사이드암에 150km대 강속구. 박명근은 ‘리틀 정우영’이다.
박명근은 지난해 라온고에서 13경기(51⅔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1.21로 활약했다. 볼넷 11개, 탈삼진 68개, 피홈런은 단 1개. 지난해 TV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최고 154km 직구로 주목을 끌었다.
캠프에서 워밍업과 캐치볼 시간에 박명근은 정우영과 짝을 이뤄 훈련을 하고 있다. 정우영은 박명근에 대해 “컨트롤이 좋다. 공이 가슴 주위로 오고 벗어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정우영이 대회 공인구(롤링스)로 캐치볼을 하는데, 처음 만져본 박명근은 어려움 없이 좋은 컨트롤을 보여줄 정도다.
놀라운 재능은 또 있다. 스프링캠프 출국날, LG 투수들이 게이트 앞에서 탑승을 기다리면서 박명근을 언급했다. 베테랑 김진성은 “박명근이 퀵이 1초1이라고?”라고 놀랐다. 다른 투수들도 “1초1대라고 하더라. 엄청나다”라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박명근의 슬라이드 스텝이 1.1초대라는 것이다. 박명근은 투구폼이 백스윙이 크지 않고 빠르게 팔스윙을 한다. 키가 작아 슬라이드 스텝에서 시간 단축이 가능한 듯.(정우영은 자신은 키가 커서 퀵모션이 느리다고 항변)
1.1초대는 대단히 빠른 편이다. 박명근의 슬라이드 스텝에 대해 코칭스태프 상대로 팩트 체크를 해봤다. 염경엽 감독은 “1초15. 그 정도로 던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헌호 투수코치는 “1초20 안으로 던진다. 투수들에게 주자가 1루에 있으면 보통 1초30 안으로는 퀵모션을 하라고 한다. 명근이는 1초20 안으로 던진다고 들었다”고 알려줬다.
감독, 코치, 선배 투수들은 박명근의 슬라이드 스텝(1초10~1초20)을 두고 모두 놀랐다. 신인 투수들이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는 많다. 특히 올해 신인들인 김서현(한화) 윤영철(KIA) 신영우(NC) 이로운(SSG) 등은 빠른 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에서 퀵모션 등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하기는 쉽지 않다. 박명근은 빠른 퀵 모션에도 좋은 제구력 그리고 150km 강속구를 지녔다.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서현, 윤영철, 신영우, 이로운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박명근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박명근에 대해 “개막 엔트리도 가능하다”고 재차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