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거포 유망주 김석환(23)과 변우혁(22)은 기회를 잡을까?
KIA타이거즈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하는 물음이다. 최형우는 132경기 타율 2할6푼4리, 14홈런, 71타점을 올렸다. 스스로 폭망했던 2021시즌보다는 나은 성적이었으나 최형우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다만 타율 2할2푼7리로 부진했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는 3할1푼4리로 반등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그럼에도 KIA는 목이 말랐다. 최형우의 뒤를 잇는 국내 거포의 출현이 쉽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따라서 이번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포스트 최형우, 즉 거포 육성은 숙제 가운데 하나이다. 김종국 감독은 "올해 형우가 만으로 40살이 되어간다. 최형우 다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고 밝혔다.
김 감독은 동시에 황대인, 김석환, 변우혁 등 세 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포스트 최형우 후보로 꼽았다. 황대인이 그나마 근접했다. 2021시즌 중반부터 주전 1루수로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2022시즌은 타율 2할5푼6리, 1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4번타자로도 뛰었다. 찬스에 강한 화끈한 중심타자는 아니었지만 첫 풀타임 성적치고는 박수를 받을만 했다.
좌타자 김석환은 제 2의 이승엽이라는 칭찬속에 작년 4월 기회를 얻었으나 살리지 못했다. 1할4푼9리, 3홈런, 타점의 성적에 그쳤다. 퓨처스리그를 찢을 정도의 타격을 했지만 1군에 올라오면 고개를 숙이는 일이 잦았다. 올해 반등의 과제를 안았다.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 뛰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의미심장한 세 번째 후보가 가세했다. 작년 트레이드로 영입한 변우혁(22)이다. 확실한 코너내야수(1루와 3루) 우타 거포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파워스윙은 일품이다. 1군 경력이 미천하지만 부상없다면 중심타자로 발돋음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갖추었다. "정타는 곧 장타"라며 캠프에서 정타 맞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거포 육성에는 절대적인 조건이 있다. 출전 기회를 보장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 일단 황대인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물론 경쟁을 벌이지만 주전 1루수로 입지가 탄탄하다. 올해는 첫 20홈런과 100타점도 노려볼 수 있을 만큼 기술이나 경험도 쌓였다. 수비력 보강과제를 안고 있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변우혁과 김석환은 아직 포지션이 없다. 변우혁은 3루는 류지혁, 김도영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명을 물리쳐야 한다. 류지혁은 주전이고 2년차 김도영도 주전을 노릴 정도로 타격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루는 주전 황대인을 넘어야 한다. 김석환은 좌익수 경쟁에서 이창진이 이겨야 하는데다 최원준이 6월 복귀하면 그 자리도 사라진다. 더욱이 1루수는 황대인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다.
이 지점에서 김종국 감독과 KIA의 고민이 있다. 최형우는 지명타자 우선권을 쥐고 있다. 김 감독도 "일단 최형우에게 지명타자 기회를 준다. 최형우 하기에 따라 향후 구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결국 최형우의 빈자리가 생겨야 세 타자를 유연하게 1루수, 3루수, 지명타자로 활용하며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두 거포는 우선 치열한 1군 경쟁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