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통산 205홈런의 거포 쓰쓰고 요시토모(32)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했다. 2년 1200만 달러에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하며 2020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3년간 3번이나 방출당했다.
2021년 5월 탬파베이에서 양도 지명(DFA)돼 방출 대기 상태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7월에 다시 방출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후반기 빅리그에서 43경기 타율 2할6푼8리 8홈런 25타점 OPS .883으로 깜짝 활약, 1년 400만 달러 메이저 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지난해 허리 부상 여파로 50경기 타율 1할7푼1리 2홈런 19타점 OPS .478로 폭락했다. 결국 8월에 피츠버그에서 방출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 계약 후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3년간 빅리그 성적은 182경기 타율 1할9푼7리 110안타 18홈런 75타점 OPS .630.
시즌 후 일본프로야구 여러 팀에서 러브콜이 있었지만 쓰쓰고의 선택은 또 메이저리그 재도전이었다. 지난달 16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이달 중순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다시 치열한 생존 경쟁에 돌입한다.
무엇 하나 보장된 게 없는 길. 오히려 실패 꼬리표가 붙은 상태에서도 쓰쓰고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와의 인터뷰에서 쓰쓰고가 도전의 이유를 밝혔다.
쓰쓰고는 “감사하게도 일본 구단 제의를 받았지만 내 마음속으로 미국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서 뛰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꿈을 꿔왔다.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다. 주변에서도 일본에 돌아오면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미국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 내게 최선의 선택이다”고 말했다.
이어 쓰쓰고는 “일본과 비교해 환경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힘들거나 우울하진 않다. 미국에 와서 기술적으로나 멘탈적으로 바뀐 부분이 있고, 여러 가지 새로운 것도 발견했다”며 “동경하는 무대에 왔지만 아직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승부할 수 있는 타자가 되기 위한 과제가 크지만 성장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힘들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실패자’라고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쓰쓰고는 미소를 지으며 “인생에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 인생에서 성공의 정의란 어디에도 없다. 많이 실패하고 배우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게 좋다. 실패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제외하면 실패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전하지 않고 실패하지도 않는 무서움이 훨씬 크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개막전 때 허리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생했던 쓰쓰고는 겨우내 일본에 들어와 중학교 때 인연을 맺은 치료사 밑에서 특별 관리를 받았다. 허리에 무리가 가는 웨이트 트레이닝 없이 맞춤형 운동을 했다. “지금은 허리에 전혀 통증이 없다. 매우 좋은 느낌이다. 타석에서 자신감 갖고 스윙할 수 있는 상태”라는 쓰쓰고의 도전이 올해는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