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5선발 경쟁에 뛰어든 양창섭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양창섭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열린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쾌투를 뽐냈다.
양창섭은 지난 12일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장필준과 박세웅에 이어 4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최고 구속 145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안타와 볼넷 2개씩 내줬으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또 2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양창섭의 투구를 지켜보던 구단 관계자는 “양창섭은 워낙 영리하고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부상만 없다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줄 재목”이라고 호평했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양창섭은 “공의 힘은 괜찮았는데 아직 경기를 많이 안 해서 그런지 컨트롤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점점 좋아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양창섭에게 주니치전 등판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삼성 투수 코치와 퓨처스 감독을 역임한 오치아이 에이지 수석 코치가 몸담고 있는 팀이기 때문. 그는 “오치아이 감독님께서 보고 계시는데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2018년 데뷔 첫해 19경기에 등판해 7승 6패(평균자책점 5.05)를 거두며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이후 부상 여파로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이제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최근 몇 년간 부상 때문에 캠프 도중 이탈했었는데 이제는 부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부상 방지를 위해) 체중을 감량했고 스트레칭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 양창섭의 말이다.
그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TV를 보는 등 자신만의 루틴을 정립한 뒤 몸 상태가 한결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쉴 때 무작정 푹 쉬었는데 이제는 틈틈이 (몸을) 풀려고 한다. 마사지도 받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저만의 루틴이 생겼다”.
양창섭의 올 시즌 키워드는 완주(完走). 스프링캠프는 물론 시즌을 완주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부상만 없다면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느낌은 좋다. 지옥 훈련으로 악명이 높았던 지난해 마무리 캠프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는 “마무리 캠프를 앞두고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루틴대로 하니까 잘 되더라. 이제는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캠프와 시즌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건강한 양창섭. 간절한 바람이 아닌 현실로 바뀌어가고 있다. 올 시즌 그의 힘찬 날갯짓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