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커리어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36)은 올해 7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와 류현진의 첫 2년 궁합은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마지막 2년은 부상과 수술로 ‘새드 엔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류현진 본인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팀을 위해서라도 성공적으로 복귀해 건재함을 알려야 한다.
일단 미국 현지에서도 류현진이 복귀한다는 가정을 하고 올 시즌 전망을 내놓고 있다. ‘MLB.com’은 ‘2023년 토론토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봐야 할 3가지’를 선정하면서 첫 번째 챕터로 5선발을 꼽았다. 매체는 개막 5선발 자리를 두고 일본인 좌완 기쿠치 유세이, 한국계 투수 미치 화이트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쿠치는 지난해 32경기(20선발) 6승7패 평균자책점 5.19의 성적을 남겼다. 선발 투수로 시작했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불펜으로 강등됐다. 화이트는 지난해 8월, LA 다저스에서 트레이드로 건너왔다. 토론토에서 10경기(8선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7.74의 성적을 기록했다. 다저스에서는 15경기(10선발) 1승2패 평균자책점 3.70의 기록을 남겼지만 트레이드 이후 성적이 나빠졌다.
현재 알렉 마노아, 케빈 가우스먼,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의 4선발까지는 사실상 확정됐다. 남은 자리는 5선발인데 기쿠치와 화이트가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기쿠치와 화이트가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다. 기쿠치가 스트라이크 존을 차지할 제구력을 잃으면서 기쿠치의 성적은 더욱 나빠졌다. 좌투수로서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구속과 무브먼트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 뿐이다’라며 ‘기쿠치는 특히 경기 초반에 제구를 잡아야 하는데 2022년 기쿠치는 첫 이닝이 에베레스트산과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분명 구위는 강점이지만 제구 문제는 고질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결국 기쿠치도 5선발 대열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어 ‘기쿠치와 화이트 모두 불펜에서 스윙맨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경쟁에서 지는 선수가 스윙맨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최고의 결과는 기쿠치와 화이트 중 한 명이 스프링캠프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매체는 ‘시즌 분에 복귀하는 류현진이나 톱 유망주 리키 타이드먼이 옵션이 될 수도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수술에서 복귀할 류현진도 분명한 5선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매체는 유망주 타이드먼을 비롯해서 잭 톰슨, 드류 허치슨, 요스버 줄루에타 등 아직 경쟁자들이 더 있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자리를 비운다고 무작정 구단이 자리를 만들어야 할 이유도, 상황도 아니다. 원점에서 경쟁 해야 한다. 10년 전이던 2013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당시와 비슷하다.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베테랑들이었던 테드 릴리, 크리스 카푸아노, 애런 하랑 등과 경쟁 끝에 선발 한 자리를 쟁취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아직 류현진에게 기회는 남았다. 지난 1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류현진이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선발은 전반기만 버티면 된다’라면서 5선발 복귀를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과연 류현진은 원점에서 5선발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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