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메리칸리그(AL) 타율 1위에 올랐던 쿠바 출신 강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39)이 FA 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다.
구리엘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해를 넘겨 스프링 트레이닝이 임박한 2월 중순 현재까지도 새 팀을 찾지 못했다. 몇몇 팀이 구리엘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원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미온적이다.
데이나 브라운 휴스턴 단장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매체 ‘폭스26’ 등과 인터뷰에서 “구리엘은 클럽하우스에서도 뛰어난 선수였다. 선수들과 코치들 모두 구리엘을 사랑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팀 구성상 어렵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거포 1루수 호세 아브레유를 3년 5850만 달러에 FA 영입하며 구리엘의 자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지명타자로는 MVP급 강타자 요단 알바레즈가 있어 구리엘을 주전으로 쓸 자리가 없다.
브라운 단장은 “아브레유와 계약하면서 구리엘을 잡는 게 어려워졌다. 중복 전력은 팀의 다른 부분에 있어 약점을 야기할 수 있다”며 “구리엘을 다시 데려오고 싶지만 그에게 타석 기회를 주며 아브레유와 공존이 가능한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리엘과 같은 쿠바 출신 우타 1루수 아브레유는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9년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다. 1270경기 타율 2할9푼2리 1445안타 243홈런 863타점 OPS .860으로 활약했다. 첫 해 AL 신인상을 시작으로 2020년 MVP를 수상했고, 올스타와 실버슬러거 모두 3회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15홈런으로 장타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3할대(.304) 타율에 OPS .824로 타격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리엘은 지난 2016년 만 32세로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데뷔해 휴스턴에서 6년을 뛰었다.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활약하며 통산 801경기 타율 2할8푼4리 866안타 94홈런 435타점 OPS .776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AL 타율 1위(.319)에 오르며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았지만 전체적인 커리어는 아브레유에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146경기 타율 2할4푼2리 132안타 8홈런 53타점 OPS .647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나이도 1984년생 만 39세라 반등을 확신할 수 없다. 지난해 타구 속도, 배럴타구 비율 등 세부 지표가 커리어 최저였다.
다른 팀들도 구리엘 영입에 뜨뜬미지근하다. 꽤 진지하게 접근했던 마이애미 말린스는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지난달 영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아라에즈를 마이애미로 트레이드해 1루가 빈 미네소타 트윈스와 연결되고 있지만 유망주 알렉스 키릴로프가 있어 적극적이지 않다.
지난해 연봉 800만 달러였던 구리엘은 이달 초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300만 달러 이상 연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조건을 낮추지 않으면 FA 미아 상태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