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한화에 합류한 박승민(46) 불펜코치는 지난 2021년 KT 통합 우승 때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았다. 앞서 2014~2018년 키움에서 1군 불펜코치, 메인 투수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아 2019년 KT로 왔고,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제는 코치로서 3번째 팀인 한화에 왔다. 키움 불펜코치 시절 메인 투수코치였던 손혁 한화 단장의 부름을 받았다. 한화에선 메인 투수코치가 아니지만 불펜코치 경험을 살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호세 로사도 코치를 보좌하고 있다.
강한 인상과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외모로 카리스마를 뽐내는 박 코치이지만 투수 1명, 1명을 챙길 때는 부드러운 면모를 뽐낸다. 자신만의 확실한 코칭 방법과 신념을 있지만 로사도 투수코치와 한 뜻으로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것을 고수하기보다 로사도 코치와 합을 맞춰 선수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소통해 나가고 있다.
한화에서 첫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는 박 코치는 "훈련 초반을 지나는 동안 우리 투수들을 보니 비시즌에 각자 준비를 잘 해온 것 같다. 대부분 페이스가 빠른 것 같다. 기대만큼 해주고 있다"며 "성적은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라 우리 투수력이 약하다는 평가에 딱히 할 말은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던지는 능력으로만 치면 어떤 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 정도 능력을 가진 선수가 왜 결과가 안 좋았는지 관심있게 지켜봤고, 조금씩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도 보인다. 그런 부분을 잘 찾아내서 보완하면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박 코치가 본 한화 투수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소속팀이라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 우리 선수들의 공 자체는 정말 훌륭하다. 상위픽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보니 그만큼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선수들이 많다. 무엇보다 지도해서 발전할 수 없는 것들, 이를테면 구위나 구속 등 가지고 있는 고유의 것들이 좋다"고 답했다.
이번 캠프에서 박 코치는 먼저 앞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선수들의 투구 메커니즘보다 구위에 중점을 두고, 장점을 발현시키기 위해 멘탈과 습관 등 생활적인 부분을 챙기는 데 주력한다.
그는 "캠프에서 나의 테마를 선수들에게 입히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나만의 테마나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부분은 분명히 갖고 있지만 코치가 지도하는 트랙이 달라지면 선수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그것을 전달하는 트랙이 갈라지면 좋은 효과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나의 생각이나 테마를 전달하기 보다는 로사도 코치가 투수진을 어떻게 이끌려고 하는지 보면서 기조를 맞춰가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로사도 코치와 충분히 소통해서 로사도 코치를 통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로사도 코치와 호흡에 대해서도 박 코치는 "잘 맞는다. 메인코치 대 불펜코치로 외국인 코치와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키움에 있을 당시 키움 퓨처스에서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함께 해봤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지금까지 아주 좋은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승팀이었던 KT를 떠나 한화로 온 것도 새로운 도전 의지를 담았다. 박 코치는 "KT에서 우승을 경험한 만큼 거기서는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한화의 제안을 받고 한화에서도 할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 새로운 경험은 항상 설레고, 새로운 마음가짐이 생기는 것이 나에게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며 "한화에 와서 보니 기대 만큼 좋은 투수들이 많다. 전 팀에서도 우승했으니 여기서도 우승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큰 목표를 그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