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2)은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스스로에게 가장 큰 아쉬움이 남은 시즌이었다.
지난해 68경기 71이닝 3승4패 14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06의 성적을 남겼다. 시범경기까지 선발 투수에 도전했다가 정규시즌 돌입해서는 주전 클로저 김원중의 부상으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후 다시 불펜 투수로 돌아섰지만 이전과 같은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목표를 마음 속으로만 정하고 밖으로는 내뱉지 않는 선수가 있고, 특별한 목표를 정하지 않는 선수도 있다. 물론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시즌에 들어서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 최준용은 확실한 목표를 두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스타일이다.
올해 최준용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지우고 올해 도약을 위해 확실한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목표들을 설정했다. 최준용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 목표였는데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 연기 발표가 된 그날 바로 홈런을 맞았다. 그날부터 동기부여가 사라지니까 꼬이기 시작했다. 뭔가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이라고 되돌아봤다.
올해 역시 아시안게임이 목표다. 하지만 새로운 등번호인 '18번'의 안 좋은 기운을 떨쳐내는 것 역시 목표다. 그는 "아시안게임도 목표다. 하지만 18번의 미신을 깨버리고 싶다"라면서 "롯데에서 18번을 달면 잘 하던 선수들도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했다고 하더라. 안 좋은 번호라는 인식이 있더라. 저는 그런 거 믿지 않는다. 미신을 깨고 싶은 강한 동기부여를 위해 18번을 선택했다. 만약 아시안게임이 또 취소되더라도 18번이라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에 잘해야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하지만 추상적이다. 그래서 수치적인 목표도 다시 세웠다. 그는 "지난해 수치적인 목표를 안 잡았는데 다시 수치적인 목표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안 아프고 1군에서 꾸준하게 던지면서 35홀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35홀드는 홀드왕에 오를 수 있는 기록이다. 지난해 홀드왕인 LG 정우영의 기록도 35홀드였다. 그런데 2019년 홀드왕이자 KBO 최초 40홀드를 기록했던 김상수(36)가 롯데에 합류했다. 지난해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김상수는 올해 롯데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홀드왕의 꿈을 꾸고 있는 최준용 입장에서는 김상수가 선망의 대상이다. 간절하기에 질문 세례를 퍼부었고 답을 구했다. 최준용은 "(김)상수 선배님께 40홀드를 어떻게 하셨는지, 그리고 몸 관리는 어떻게 하셨는지, 40홀드 했을 때 심정이 어땠는지를 많이 물어보고 있다"라면서 "선배님께서 그 해 블론세이브가 1개 밖에 없다고 하셨다. 불펜 투수들은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주위의 투수들이 잘 도와줘야 기록도 따라온다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주자 2명을 남겨두고 내려와도 뒤에서 막아줘야 홀드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라면서 답을 구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올해 자신의 돌직구를 되찾으면서 다시금 신뢰를 주는 필승조로 거듭나려고 한다. 그는 "(김)원중이 형이라는 마무리 투수가 있으니까 저는 주어진 이닝에서 깔끔하게 틀어막을 수 있도록 안정감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면서 "2021년 후반기의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영상도 많이 보고 있다. 당시처럼 직구에 비중을 두고 내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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