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성적의 관건은 1루수, 2루수 그리고 우익수의 ‘오른쪽 라인’에 크게 달려 있다.
1루수는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외야수에서 포지션을 전환해 주전을 맡는다. 2루수는 수 년째 LG의 고민거리, FA 삼수생 서건창이 삼세번에 도전한다. 우익수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최근 외국인 잔혹사 고리를 끊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왼쪽 라인(3루, 유격수, 좌익수)에 비해 오른쪽 라인이 관건인 것은 맞다. 1루, 2루, 우익수의 수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1루 수비는 백업 계획이 있다. 공격력이 키포인트다. B플랜도 준비 돼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LG가 차세대 4번타자로 키우는 선수다. 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상무 입대를 앞뒀던 이재원은 군 복무를 미뤘다. 두터운 뎁스의 외야가 아닌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출장 기회를 보장할 계획이다. 이재원의 성적이 어느 정도 안 좋아도, 최대한 기회를 준다는 것이 시즌 구상이다.
2루는 서건창의 재기를 기대한다. 넥센 시절 염 감독은 서건창의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는데 조력자였다. 최근 몇 년 간의 부진, LG 이적 후 숱한 타격폼 수정을 반복한 서건창에게 멘토로서 길을 찾아주려 한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과거 좋았을 때의 타격폼 등 반등할 수 있는 과제를 내줬고, 올해 좋아질 것을 자신하고 있다.
서건창은 2021년 후반기 LG로 트레이드 됐는데, 68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 24타점 33득점에 그쳤다. 지난해는 77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2할2푼4리 18타점 OPS .605로 부진했다. FA를 두 차례나 미뤘는데,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은 우익수로 뛴다. 염 감독은 1루 주자가 3루로 뛰는 것을 막고 한 베이스 덜 주는 야구를 원한다. 오스틴은 “우익수가 제일 자신있다. 송구 스피드가 최고는 아니지만, 내 장점은 정확성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몇 년간 KBO행 루머의 단골이었던 오스틴은 “힘있게 칠 수 있고, 베이스러닝, 수비도 잘한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하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공수주가 다 되는 외야수. 제일 잘 해야 하는 것은 타격이다.
2020년 LG 한 시즌 최다 홈런 로베르토 라모스가 2021년 도중 허리 부상으로 교체됐고, 대체 선수 저스틴 보어는 1할대로 부진했다. 지난해는 리오 루이즈(타율 .155), 로벨로 가르시아(타율 .206)가 연달아 폭망했다. 염 감독은 오스틴에 대해 ‘타율 2할7푼~2할8푼대, 20홈런’ 정도만 해도 괜찮다고 했다.
캠프에서는 대부분 장밋빛이다. 서건창이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모습이라면, 오스틴이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염 감독은 “2루는 대안으로 김민성, 송찬의가 있다. 우익수 자리는 문성주가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3루, 2루 그리고 1루까지 멀티 백업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경기 홈런왕이었던 송찬의는 지난 겨울 호주프로야구에서 뛰면서 경험치를 쌓으며 조금씩 발전했다.
문성주는 LG 외야의 슈퍼 백업이다. 지난해 규정 타석에 모자라지만 3할 타자다. 8월말까지는 3할5푼 가까이 고타율이었다. 올 시즌은 주전 외야수가 조금 부진하면, 언제든지 대신하는 ‘5분 대기조’다. 염 감독은 “슈퍼 백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플랜B를 가동하지 않는 것이 염 감독이 가장 바라는 그림이다. 서건창의 부활, 오스틴의 적응. 그리고 이재원의 1루수 안착이 이뤄진다면 LG의 대권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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