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왜 37세 투수에 6년 137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일까.
미국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일본인 메이저리거 다르빗슈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6년 1억800만 달러(약 1370억 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7세가 된 다르빗슈는 무려 42세까지 빅리거 현역을 보장받았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계약 발표 후 다르빗슈의 6년 연장 계약 요인을 분석했다. 30대 후반 투수에게 6년 장기 계약을 제시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 매체는 “이번 다르빗슈의 장기 계약은 그가 지속적으로 자기 개혁을 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보유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일본프로야구 93승에 빛나는 다르빗슈는 2012년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해 29경기 16승 9패 평균자책점 3.90의 호투를 선보였다. 2014년까지 3년 연속 10승을 거두고 올스타에 선정되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다르빗슈는 LA 다저스를 거쳐 2018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컵스와 6년 1억2600만 달러(약 1590억 원)에 계약했다. 이후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맨이 됐고, 지난해 30경기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의 회춘투를 선보이며 2014년 이후 8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2023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그는 파드리스와 조기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SI는 “오는 8월 37세가 되는 투수와의 6년 계약은 구단의 상당한 헌신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위해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사 표시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다르빗슈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다르빗슈의 지난해 WHIP(0.95)는 커리어 하이였다. 194⅔이닝은 2013년(209⅔이닝)에 버금가는 수치다”라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8위를 차지했지만 표를 얻은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었다. 그는 표를 얻을만큼의 투구를 선보였다”라고 다르빗슈의 지난해 활약을 조명했다.
샌디에이고가 다르빗슈를 붙잡은 또 다른 이유는 그의 다재다능한 볼배합 때문이다. 매체는 “다르빗슈는 최대 11가지의 볼배합이 가능하다. 신인 시절이었던 2012년에는 포심패스트볼이 주무기였지만 이후 변화를 거듭했고, 지금은 컷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펼친다”라며 “더불어 구속에 의존하지 않고 공의 회전력으로 타자를 속인다. 그에게 더 이상 훌륭한 구종의 조합을 요구하는 건 어렵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다르빗슈의 연장 계약을 샌디에이고의 무모한 도박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SI는 “42세 다르빗슈가 지금과 같은 투구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라며 “하지만 다르빗슈는 30대 후반을 맞아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샌디에이고가 이번 계약에 자신감을 갖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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