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대성불패’ 구대성(54)은 지난달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서 눈에 띄는 선수로 LG 내야수 송찬의와 함께 “한화에 있는 왼손 투수가 가장 눈에 띈다”며 오세훈(24)을 지목했다.
지난 연말 후발대로 질롱 코리아에 합류한 뒤 한 달간 호주 야구를 경험을 하고 온 오세훈은 “독립야구단 시절 일본에 훈련하러 간 적은 있는데 경기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힘 있는 외국인 타자들 상대로 어떻게 던져야 할지 조금은 알게 됐다. 볼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고 돌아봤다.
레전드 투수 구대성을 만난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1969년생으로 만 54세인 구대성은 10라운드 마지막 일정에 투수로 깜짝 등판해 화제를 모았다. 3경기에 나서 2⅓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무자책) 호투. 최고 구속은 123km로 전성기 같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완급 조절로 관록을 보여줬다.
오세훈은 “구대성 감독님이 던지는 것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볼이 빠르지 않아도 요령으로 타자를 상대하시더라. 컨트롤하시는 것 보고 타자를 상대할 때 볼만 빠른 게 전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대1 원포인트 레슨도 받았다. “키킹할 때 발뒤꿈치와 중심이 뒤에 있는 것을 얘기해주셨다. 준비 동작부터 무게 중심과 힘을 앞으로 잘 넘어올 수 있게 가르쳐주셨다.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 던지는 방법, 그립도 알려주셨다”는 것이 오세훈의 말.
영선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오세훈은 독립야구단 고양 위너스에서 1년을 뛰고 현역으로 군복무했다. 전역 후 다시 고양을 거쳐 2021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1년 만에 방출됐다. 다시 고양으로 돌아간 뒤 SSTC 야구과학연구소에서 구속 향상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본 뒤 지난해 5월 한화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고 프로에 복귀했다.
한화에서 퓨처스리그 25경기 1승4홀드 평균자책점 4.03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고 구속을 144km까지 높였고, 29이닝 동안 삼진 38개를 잡아내며 위력을 발휘했다. 그 기세를 이어가 올해는 1군 데뷔를 노리고 있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제구가 다른 왼손 투수들보다 좋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괜찮다. 우리 팀이 다른 팀에 비해 왼손 스페셜리스트가 약한데 오세훈이 경쟁력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일본 고치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오세훈은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타자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변화구를 만들어야 한다.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과 투심도 연습하고 있다”며 “다른 2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군 진입을 목표로 한다. 다른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저 역시 신인왕을 꿈꾸고 있다. 목표는 크게 갖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