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홈런을 치고 재계약에 실패했던 외국인 타자. 3년 만에 다시 KBO리그로 복귀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재영입한 외국인 선수 에디슨 러셀이 그 주인공이다.
러셀은 2020시즌 도중 교체 외국인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기대감이 컸다. 2016년 시카고 컵스가 ‘저주’를 끊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주전 유격수였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끝났다. 2019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끝났던 러셀은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해서 빅리그 복귀도 꿈꿨다. 그런데 키움에서 6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4리 2홈런 31타점 22득점에 그쳤다. 시즌 후 키움과 재계약 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러셀은 이후 멕시칸리그에서 뛰었다. 지난해 멕시칸리그에서 80경기 타율 3할4푼8리(279타수 97안타) 24홈런 74타점 72득점 OPS 1.120으로 맹활약했다. 투수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멕시칸리그이지만 공격 스탯이 대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유격수 수비 문제를 겪었던 키움은 러셀을 다시 영입했다. 실패했던 외국인 선수를 재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 홍원기 감독은 “강한 센터 라인이 필요하다. 러셀을 영입해 2루수 김혜성과 키스톤 콤비를 기대한다. 중견수 이정후로 이어지는 탄탄한 센터 라인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어 “윈터리그에서 잘한 이유가 있을거다. 3년 전에는 의욕이 넘쳤지만 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본다. 시즌 중간에 합류해서 적응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은 3년 전에 비해 몸집이 커져 있다. 캠프에서 만난 러셀은 “2020시즌은 나도 실망스런 시즌이었다. 올해는 절치부심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며 “그 때는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중간에 와서 팀과 리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러셀은 “한국 팀에서 스프링캠프는 처음이다. 좋은 기회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동료들과 처음부터 소통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고무적이다”고 반겼다.
이어 “솔직히 한국에는 5년 이내(30대가 되기 전에는)는 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대부분 나이가 많은 선수였고, 나는 그 때 26살이어서 그렇게 생각했다. 키움에서 다시 불러줘서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또 한국 복귀가 반가운 이유로 ‘라면’을 꼽았다. 러셀은 “한국 라면이 가장 그리웠다. 멕시코에는 한국 라면이 많은 종류가 없다. 여러 가지 라면을 먹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러셀은 동료들과 소통, 스킨십에 적극적이다. 식사 때 외국인 선수끼리 먹지 않고, 국내 선수 옆자리 앉아 먹기도 한다. 그는 “키움에 다시 와서 정말 좋고, 익숙한 선수를 다시 봐서 좋다. 다른 선수들도 좋아질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고 했다.
키움의 젊은 내야수들은 러셀의 플레이가 교본이 될 수 있다. 내야수 김휘집은 “러셀을 보고 많이 배우력 한다.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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