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에서 김현수 만큼 훈련량이 많은 선수는 없다.
김현수는 자기만큼 노력하는 후배들이 없다고 안타까워 한다. 후배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만큼 후배를 향한 애정이 있기에 잔소리와 쓴소리를 하는 것이다.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현수는 인터뷰 도중 예외없이 애정어린 후배 디스(?)를 했다.
시즌을 준비하는 캠프에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김현수는 가슴 속에 있는 불만을 한바탕 쏟아냈다.
“노력해라.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으니까, 고통을 고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게 기본적인 건데 그 기본을 안 하려고 해요. 그래서 조금 아쉬워요. 그냥 고통을 좀 얻고, 그만큼 행복을 많이 얻었으면 좋겠어요.”
아쉬움으로 후배들을 향한 디스가 이어졌다. 지난해 LG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결정적인 번트 실패를 한 문보경은 울면서 자책했고, 저연차 선수들은 심리적인 충격이 컸다고 한다.
김현수는 “요즘 애들이 약한 거다. 그래서 기분 나쁘다. 울 수 있죠.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노력을 안 해요. 노력을 안 하고 얻으려고 하니까 (안 좋은 결과) 그런 거다. 노력 안 하면서 우는 게 기분이 나빠요”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진짜 제가 봤을 때, 실수 안 할 정도로 노력을 했는데 긴장해서 실수를 하는 것. 내가 본 어린 선수 중에서 그런 선수는 없어요. 그만큼만 했으니까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이다. 모든 선수가, 재원이도 마찬가지고, 인터뷰하면서 울고(문보경). 나는 공감이 안 돼요. 뭐 했다고 울어. ‘네가 여태까지 그렇게 했어’,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기분 나빠요”라고 후배들을 평가했다.
그렇다면 김현수는 저연차였을 때 달랐을까. 그는 자신있게 말했다.
“저도 선배들이 보기에는 (열심히 안 한다)그랬을 수 있는데, 저는 여기 있는 어린 선수들보다는 100배 이상 했어요. 1000배 이상 했어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애들한테 강압적으로 하라고 하진 않아요. 하지만 슬픈 일을 당하고 나서도 아무 생각 없이 똑같이 하고, (안 좋은 결과로) 또 우는 게 꼴보기 싫어요. 울었으면 그럼 미친 듯이 하든가. 그것도 아니에요. 그럼 왜 우냐고, 자기가 그렇게 했으면서 뭘 우냐고, 뭐가 아쉽냐고,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하는 거 보면 아쉬워 할 거 하나도 없어요.”
김현수는 오전 웨이트, 개인 타격 훈련에 문보경을 데리고 함께 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을 같이 하자고) 다 잡고 싶은데, 문보경은 너무 안 해서 잡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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