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계약자 정찬헌(전 키움)이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을까. 키움은 사인&트레이드로 정찬헌의 앞길을 열어줬고, 최근에는 이적료 부담도 덜어줬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고형욱 키움 단장에게 정찬헌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정찬헌은 강리호(전 롯데), 권희동, 이명기(이상 전 NC)와 함께 FA 미아 신세다.
시즌 후 FA 신청을 앞두고 고형욱 단장은 정찬헌측과 만났다고 한다. 고 단장은 “아마 (FA)시장이 여의치 않을 거다. FA 선언을 안 하면 우리는 (정)찬헌이와 계약을 할 것이고, 만약 FA를 선언하면 우리는 잡을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키움에 남아 재계약하느냐, FA를 선언해 시장에 나가느냐. 정찬헌은 키움에 남는 대신 FA를 선언했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스프링캠프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키움측이 정찬헌이 FA 신청을 안 했을 때처럼 1년 계약으로 품을 수는 없을까. 고 단장은 “아니다. 마음에서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 얘기했고, 본인이 선택을 해서 FA를 선언한 것이다. 과연 FA 신청을 해서 계약이 안 돼서 다시 우리 팀에 돌아온들 그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서 두 가지 선택지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찬헌이) 분명 섭섭한 것도 있을 거고,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어쩔 수 없다)”고 했다.
정찬헌이 FA 신청을 하는 순간, 키움으로 돌아오는 다리는 끊어졌다. 홍원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외국인 투수 2명(요키시, 후라도)과 에이스 안우진 뒤를 잇는 4~5선발 자원을 찾는 것이 큰 과제라 했다. 최원태, 이승호, 장재영, 임명종 등을 언급했다. 정찬헌이 있다면 5선발 자리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키움은 정찬헌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키움 구단이 정찬헌의 앞길을 막을 뜻은 없다. 정찬헌은 25인 이외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B등급이다. 키움은 최근 보상선수 없이 사인&트레이드 방침으로 바꾸며, 최대한 정찬헌의 편의를 봐주려고 하고 있다.
고 단장은 “최근까지 정찬헌측과 통화를 했는데, A팀에서 콜이 왔다며 이적료를 조금 깎아줄 수 있냐고 해서 흔쾌히 허락을 해줬다(깎아줬다). 그런데 어떻게 이야기가 잘 안 되는지 멈춰 있는 상태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정찬헌측은 이적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키움 구단에 부탁해 이적료를 일정 부분 낮췄다. 그런데 본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있는 상황.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키움은 2019시즌을 앞두고 FA 내야수 김민성과 3년 최대 18억원에 계약한 뒤 LG로부터 이적료 5억원을 받으며 사인&트레이드를 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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