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헌장이 있었다.
한화 이글스의 괴물루키 김서현(18)이 프로 유니폼을 입은지 1주일 만에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의 SNS 부계정에 팬과 코치들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했다. 배번(11번)에 대한 불만과 코치들의 지도방식을 거친 표현으로 힐난하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외부로 유출되어 비난을 받고 있다.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3일 훈련중지 조치를 내렸고 추후 벌금 등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다 선수 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행위를 막지 못한 구단도 함께 비판의 도마위에 올라 있다. 2017년 SNS 뒷담화로 방출된 김원석, 2022시즌 더그아웃 난동과 음주운전이 적발된 하주석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18살의 어린나이지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특정인들만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누구든 퍼나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인성문제가 거론될 정도로 거친 표현 내용이었다. 프로야구계에 고질적으로 이어져온 부적절 SNS 행위라는 점에서 비난의 눈길이 멈추지 않고 있다.
선수들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굳이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찾지 않아도 국내에는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KIA타이거즈가 2021년 3월 프로구단 최초로 도입한 'KIA타이거즈 윤리헌장'이었다. KIA 구단은 당시 프로 구단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윤리헌장을 선포했다. 프로구단과 선수들이 모두 되새길만한 내용이 상세하게 들어있다.
프로선수답게 팬을 존중하고 더 다가서려는 구단의 의지였다. 일탈과 불법행위는 물론 몇차례 부적절한 SNS 활동으로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한 것도 있었다. 크게는 ▲팬에 대한 약속 ▲타이거즈인의 품격 ▲사회에 대한 책임 ▲동료와 구단에 대한 존중 등이 4대 가치를 담았고 세부적으로 실천강령까지 포함했다.
"팬을 만날 때 정중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인다", "상대 팀에게 욕설과 비방을 하지 않는다", "공익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한다", "환경 보호에 힘쓴다", "SNS 활동 및 언행에 주의한다", "인종, 종교,국적, 출신 지역, 출신 학교,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과 불공정하게 대하지 않는다" 등이다.
KIA는 윤리헌장을 기반으로 팬을 존중하고 일탈행위를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1년 외국인 에이스 애런 브룩스가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자 즉각 퇴출통보를 했다. 매년 신인들은 입단식 때 교육을 받고 윤리헌장을 준수하겠다는 사인을 한다. 아울러 기존 선수들도 시즌중 교육을 해왔다.
야구만 잘하는 선수보다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갖춘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김서현의 SNS 문제는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통해 막지 못한 측면이 크다. 지속적인 교육으로 심각성을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KIA의 윤리헌장이 훌륭한 참고 사례로 소환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