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한화 외야수 권광민(26)은 장충고 시절이었던 지난 2015년 8월 시카고 컵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으며 미래의 메이저리거를 꿈꿨지만 2016~2018년 3년간 루키리그와 로우 싱글A 레벨까지 경험한 게 전부였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방출된 뒤 한국에 돌아와 현역으로 군복무했고, 전역 후 2021년 독립야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뛰며 2022년 KBO 신인 드래프트를 준비했다. 2차 5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 마침내 KBO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 1군 32경기를 뛰며 타율 2할2푼5리(71타수 16안타) 8타점에 그쳤지만 볼넷 13개를 더해 출루율 3할4푼5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군 퓨처스리그에선 51경기 타율 2할8푼9리(180타수 52안타) 5홈런 40타점 OPS .840으로 활약하며 팀의 북부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돌아본 권광민은 “미국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분위기나 환경이 그랬다. 매 경기 야구할 때마다 재미있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회복할 수 있는 빨랐다”며 “팬분들의 응원 분위기가 다르다. 긴장감도 생기고,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1군에도 데뷔했다. 5월말부터 두 달을 1군에서 뛰며 좋은 인상도 남겼다. 출루 능력을 중시하는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특히 6월12일 문학 SSG전에서 9회 2사 만루에서 서진용의 포크볼에 속지 않고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장면을 칭찬하기도 했다. 권광민은 “우리나라 탑급 불펜투수라 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포크볼이 좋은 투수라 원하는 존에 공이 안 오면 스윙하지 않으려 했다. 1군에 올라가선 장타를 신경쓰지 않았다. 장타 욕심을 내면 스윙이 커질 수 있어 컨택과 출루에 더 집중했었다”고 떠올렸다.
지난 연말부터 호주에서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한 달을 뛰며 실전 경험을 더했다. 13경기 타율 3할4리(46타수 14안타) 1홈런 8타점에 장타율 .435로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달 15일 오클랜드 투아타라전에서 1회 역전 투런 홈런을 밀어쳐서 좌중월로 넘긴 게 인상적이었다.
권광민은 “호주에는 (2018~2019시즌) 두 번째로 갔는데 그때보다 투수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타격감을 잡는 데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 이병규 감독님에게 밀어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웠다”며 “겨울 동안 개인 훈련하면서 작년보다 더 많은 장타를 치기 위해 준비한 것을 호주에서 시험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시작된 일본 고치 퓨처스캠프에서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한다. 한화는 FA 채은성,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 오그레디와 함께 외야를 이룰 한 자리의 주인이 아직 없다. 1군 캠프는 아니지만 퓨처스 캠프에서 경쟁을 준비한다. “외야 수비는 어느 자리든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어필한 권광민은 “저 나름대로 잘 준비해 좋은 기회가 오면 잡겠다. 지난해 작은 부상들이 2~3번 있었는데 올해는 다치지 않고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 작년보다 1군에서 좋은 모습으로 홈런도 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