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용찬(34)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용찬은 지난 시즌 59경기(60⅔이닝) 3승 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하며 또 한 번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냈다. 세이브는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많았고 10세이브 이상 기록한 시즌 중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이용찬은 오는 3월 개최되는 WBC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김원중(롯데), 정철원(두산) 등 대표팀 불펜진에 어리거나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포진한 가운데 베테랑인 이용찬의 역할이 클 전망이다.
얼마 남지 않은 WBC를 대비해 이용찬은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용찬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미국에 와서 힘들다. 운동을 하니까 힘든게 더 느껴진다. 시차적응을 이겨내는 노하우는 없다. 그냥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웃었다.
“한국에서 몸을 잘 만들고 왔다”라고 말한 이용찬은 “미국에서 바로 기술 훈련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시즌이 끝나고 휴식을 조금 하고 회복 훈련을 했다. 이어서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에 들어갔고 예년보다 일찍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면서 “WBC가 아니라면 그렇게 빨리 공을 던지기 시작할 이유가 없다. 대회 준비를 위해 빨리 준비를 했다. 대표팀에 뽑혔다는 것이 중요하고 잘하고 싶다. 그러다보니 빠르게 준비를 한 것 같다”라고 WBC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WBC에 출전하는 투수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공인구 적응이다. WBC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공인구로 사용한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KBO리그 공인구에 비해 미끄럽고 솔기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펜투구 중에는 WBC 공인구로만 던지고 있다”라고 말한 이용찬은 “KBO리그 공은 만지지 않고 있다. 느낌이 확실히 많이 다르다. 로진을 바르면 오히려 더 미끄러운 것 같아서 로진을 많이 바르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 아직은 70~80% 정도만 적응이 된 것 같다. 미세한 핀포인트 제구가 되지 않는다. 이 타점에서는 이렇게 들어가야하는데 생각대로 들어가지 않으니 계속해서 계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공인구 적응 과정을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베테랑으로서 어린 투수들을 이끌어야하는 이용찬은 “당연히 후배들이 물어보면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나를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해서 잘 이끌어나가야 한다. 우리 베테랑들도 국가대표 선수들이지만 어린 선수들도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특별하게 가르켜 줄 것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베테랑들이 경험이 더 많으니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2009년 준우승 이후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13년과 2017년 대회에서 연달아 1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에서는 14년 만에 1라운드를 통과해 8강, 4강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대표팀 소집일에 선수들에게 “미국행 비행기(4강)은 타야지 않겠나”라며 좋은 성적을 내자고 당부했다.
“나도 최소한 4강에는 올라가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한 이용찬은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크다. 최근에 한국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못하고 싶은 선수가 어디 있겠나”라면서 “아직 경기를 해보지 않았다. 야구는 해봐야 안다. 미국, 일본 등 강팀들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모른다. 우리도 경기를 하다보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라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WBC에서는 14년 만에 한일전도 성사됐다. 2009년 결승전에서 패한 이후 오랜만에 일본을 만났다.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일본 대표팀은 WBC 1라운드 B조 최강팀이자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이용찬은 “솔직히 부담감은 있다. 그렇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작은 실수 하나가 경기를 좌우할 것 같다. 그렇게 점수 차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부담감은 일본이 더 클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대표팀 멤버가 좋게 나왔는데 지면 타격은 우리보다 클 것이다”라며 한일전에서 반전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