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들어서 발 빠르고 운동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수집했고 이러한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역동적인 야구를 추구하려고 했다.
선수들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운동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했는데 롯데는 ‘도루왕 조련사’ 김평호 코치를 영입했다. 당장의 효과와 성과도 중요했지만 달릴 수 있는 선수들이 김평호 코치의 노하우를 전수 받고 1군에 자리잡고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래리 서튼 감독의 지향점도 같았다.
일단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롯데는 달릴 수 있는 팀이 됐고 주력이 좋은 선수들이 라인업에 포진하기 시작했다. 황성빈은 역동적인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가 됐고 1군 레귤러 멤버로 자리 잡았다. 기본적으로 다른 선수들 역시도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다만 완전한 변화를 꾀하기는 힘들었다. 시행착오의 과정도 적지 않았다.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지만 결국 궁극적인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롯데의 도루 성공 61회, 도루 성공률도 61%로 두 부문 모두 꼴찌에 머물렀다. 결국 빠른 야구에 도전했던 롯데의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졌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달라져야 하고 운동 능력 좋은 선수들이 좀 더 라인업에 포진하면서 성장해야 한다. 기존의 황성빈, 고승민 등에 더해 두산에서 파이팅이 넘쳤던 안권수까지 영입했다. 기존의 장두성, 신윤후 등 백업 멤버들까지 감안하면 달릴 수 있는 선수들을 보다 폭 넓게 선택할 수 있었다.
다만 이들이 누상에 출루를 하고 확률 높게 휘저어야만 궁극적으로 다이나믹한 야구를 펼칠 수 있다. 김평호 코치는 그렇기에 매일 매일이 바쁘다. 주루와 엑스트라 얼리 워크에서 꾸준히 동영상 촬영을 해놓는다. 잘된 부분, 잘못된 부분을 동영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해서 빠르게 피드백을 주기 위함이다. 당장 확인하는 것은 물론 훈련이 끝나고 숙소에서도 이러한 작업은 반복된다.
황성빈은 “김평호 코치님과 훈련 스케줄이 끝나면 영상을 같이 보며 피드백하고 있다. 코치님이 마무리캠프부터 정말 많이 알려주신다. 제가 연습을 하고 있는게 맞구나 라는 확신을 계속 갖게끔 해주시고 있다"라며 "코치님이 1루에서 경험이 많으시니까 주자로 나갔을 때 느낌이나 타이밍을 꾸준히 얘기해달라고 하신다. 서로를 잘 믿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래서 저도 도움을 많이 받고 싶고 전적으로 믿고 따르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역 최다 도루 기록(549도루)을 보유하고 있는 전준호 코치도 도루 상황을 제외한, 인플레이 상황에서 주루플레이에 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한다.
도루 수치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황성빈, 안권수, 고승민 등 달릴 수 있는 주자들 3명이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고 성공률 역시도 높인다면 지난해보다 한층 성장했고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김평호 코치는 아직 속단하지 않는다. 그는 “경기 때 지켜봐야 한다”라면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롯데의 주루 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