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출신의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40·캔자스시티 로열스)가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 현장에 깜짝 등장했다.
그레인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지난 1일부터 한화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곳인데 오전 훈련이 끝난 뒤 정오에 그레인키가 나타났다.
또 다른 사이영상 출신 투수인 FA 댈러스 카이클, 미네소타 트윈스 불펜투수 그리핀 잭슨도 그레인키와 동행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미국 사설 야구 아카데미) 드라이브라인에서 훈련 장소로 여기를 빌려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벨뱅크파크는 야구장이 여러 면 있다. 한화가 쓰는 3개 면 바로 옆에 있는 구장에서 그레인키는 개인 훈련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뒤쪽에서 드라이브라인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장비를 이용해 공을 체크했다. 점심 휴식 시간이었던 한화 선수들도 그레인키의 투구를 휴대폰으로 찍으며 신기해했다.
그레인키는 지난 4일 캔자스시티와 1년 재계약을 했다. 연봉 850만 달러에 인센티브로 750만 달러가 더해진 조건이다. AP통신은 6일 자세한 인센티브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 그레인키가 90이닝부터 135이닝까지 5이닝씩 추가로 던질 때마다 45만 달러씩 받는다. 135이닝까지 던지면 450만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 이어 140이닝부터 185이닝까지 5이닝씩 추가로 소화하면 30만 달러씩, 총 300만 달러를 더 받는다. 최대 185이닝 투구시 인센티브만 7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4억원에 달한다.
그레인키는 지난해 팔뚝 문제로 두 번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137이닝으로 규정이닝에 도달하지 못했다. 185이닝 이상 던진 건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208⅔이닝)이 마지막이다. 만 40세 노장이라 부상 변수가 있지만 이닝 인센티브가 좋은 동기 부여가 될 듯하다.
아울러 그레인키는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도 계약에 넣었다. 사이영상 또는 MVP 수상시 10만 달러, 사이영상·MVP 투표 2~5위 안에 들면 5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월드시리즈 MVP 수상시 10만 달러,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수상시 5만 달러, 골드글러브 수상 또는 올스타 선정시 5만 달러를 받는 옵션도 포함됐다.
지난 2004년 캔자스시티에서 데뷔한 그레인키는 메이저리그 19시즌 통산 556경기(3247이닝) 223승14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42 탈삼진 2882개를 기록한 살아있는 레전드급 투수.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을 비롯해 올스타·골드글러브 6회, 평균자책점 1위·실버슬러거 2회 경력을 자랑한다. 현역 투수 중 이닝 1위, 다승 2위, 탈삼진 3위에 올라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