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문성주가 타격폼을 고치려다 감독과 타격코치로부터 호통을 들었다. 문성주는 타격 방향성을 두고 갈피를 못 잡고 고민하는 상황에서 생각을 말끔하게 정립했다.
문성주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타격폼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장타를 늘리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다. 빠르고 짧은 스윙이 커졌다. 타격 후 팔로스로우가 홈런타자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문성주는 지난해 타율 3할3리(327타수 99안타)를 기록했다. 홈런 6개, 3루다 3개, 2루타 15개를 쳤다. 8월까지 3할5푼대 고타율로 장외 타격왕 경쟁을 했는데, 9월 한 달 동안 1할대 타율로 급추락하며 시즌을 마쳤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성주는 “시즌 끝나고 약간 장타쪽으로 많이 생각했다. 그런데 체구가 작다 보니 아무리 웨이트를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도 솔직히 있었다. (장타쪽으로) 될지 안될지 몰라서, 만약에 시도했는데 작년보다 성적 안 좋으면 실패가 된다”며 “감독님, 코치님의 말씀처럼 에버리지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갈피 못 잡는 상황에서 딱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6일(한국시간), 문성주는 이호준, 모창민 타격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는 특별 타격 레슨을 받았다. 염경엽 감독도 옆에서 지켜보며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줬다.
염 감독은 “3할 치고 난 후 홈런 늘린다고 해서 성공한 선수는 하나도 없다. 망가졌으면 망가졌지. 내년에 홈런 많이 치겠다고, 겨울에 웨이트 많이 하고서 홈런이 늘어난 사람이 있는지. 거의 없다. 자기 성적 다 내려갔다”고 말했다. 실패한 선수 몇 몇을 언급했다.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한 문성주도 똑같은 잘못된 길을 가려는 것을 말렸다.
염 감독의 타격 지론에 따르면, 잘못된 생각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힘을 키우면 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니다. 야구는 포인트 싸움이다. 장타를 치고 싶으면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포인트를 앞으로 가면 장타는 많이 나오겠지만, 에버리지(타율)는 떨어진다. 빨리 판단해야 하기에 변화구에 헛스윙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문성주에게 “자신의 타격 메카닉은 함부로 손 대는 것 아니다. 타이밍과 메카닉은 손 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성주는 이미 좋은 메카닉과 타격폼을 갖고 있다.
그는 문성주의 타격폼을 보면서 “이쁘다. 옐리치 같다”고 칭찬했다. 빅리거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전성기 때 타격폼이 염 감독이 생각하는 타격 이론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염 감독은 자신의 휴대폰에 옐리치의 타격 영상을 담아두고 있다.
염 감독은 “타석에서는 투수의 볼 배함과 타이밍 싸움을 해야 하는데, 타자들이 부진할 때는 자신의 타격폼에만 신경쓴다”고 문성주에게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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