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벨 뱅크 파크에 차려진 한화의 스프링캠프. 메이저리그 슈퍼 스타들의 깜짝 등장으로 캠프가 술렁였다.
낮 12시를 조금 지나 훈련이 끝난 투수와 타자들은 점심 식사를 하러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식당으로 이동했다. 엑스트라 훈련(배팅)이 예정된 몇 몇 선수들은 남아서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 때 한화 선수들이 사용하는 야구장 옆에 메이저리거 잭 그레인키(40, 캔자스시티)가 나타났다. 캔자스시티 팀 컬러인 파랑색 트레이닝복 상의, 회색 반바지 차림의 그레인키는 마운드에 올라 투구 연습을 준비했다.
오클랜드,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헬멧을 쓴 타자들이 홈플레이트 주위에 모여 그레인키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레인키는 마운드에서 투구를 하며, 마운드 뒤쪽에서 장비를 체크하는 사람과 대화하기도 했다.
그레인키 뿐만 아니라 댈러스 카이클, 미네소타의 필승조 그리핀 잭스도 함께 훈련을 했다. 잭스와 카이클은 타자들을 타석에 세워두고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때마침 엑스트라 훈련을 마친 한화 선수들과 직원들, 현장 스태프들은 그레인키의 연습 투구를 보러 몰려 들었다. 노시환은 “눈 앞에서 투구하는 외국인 메이저리거를 보는 것은 그레인키가 처음이다”고 감탄했다.
몇몇 선수들은 휴대폰으로 그레인키의 피칭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후 훈련을 모두 마친 그레인키는 주차장에서 팬들의 사진 요청에 미소로 친절히 응대해 줬다.
그레인키 등 전현역 빅리거가 한화 캠프지인 벨 뱅크 파크에 왜 나타났을까. 수베로 한화 감독은 “그레인키와 친분은 없다. 애리조나에서 뛸 때 본 적은 있지만. 오늘 여기 온 것은 드라이브 라인에서 훈련 장소로 여기를 빌려서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벨 뱅크 파크에는 야구장에 여러 면 있다. 한화가 사용하는 3개 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구장에서 그레인키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개인 훈련을 한 것이다.
그레인키는 최근 캔자스시티와 1년 계약에 합의, 지난해에 이어 친정팀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
200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캔자스시티에 지명된 그레인키는 2004년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기도 했고, 휴스턴에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19시즌 통산 556경기(3247이닝)에서 223승 141패 평균자책점 3.42, 탈삼진 2882개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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