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1차 지명 출신 좌완 김태현(25)이 지구 반대편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태현은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18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2세이브 3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20. 16⅓이닝 동안 5볼넷 23탈삼진으로 볼넷-삼진 비율도 좋았다.
지난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김태현은 "생각보다 타자 수준이 높았다. 호주 타자와 상대하면서 제가 해보고 싶었던 부분을 많이 시도했다. 변화구 퀄리티 향상을 목표로 잡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질롱 코리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그는 "질롱 코리아 출신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저 역시 많이 준비하고 기대했는데 제 공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자신감이 커졌다. 올 시즌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만난 '대성불패' 구대성(54)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구대성은 통산 67승 71패 21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5의 기록을 세운 KBO리그의 레전드다.
1993년 빙그레(한화 전신)의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했다. 2001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이적해 4년 동안 활약했고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도 뛰었다. 2006년 한화에 복귀해 2010년까지 다시 한국팬들과 함께 했다.
KBO리그 현역 은퇴와 함께 호주리그에 진출해 2014년부터 2년간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뛰었다. 한국 야구사에 큰 획을 그는 구대성은 KBO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에 선정됐다.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세 차례 마운드에 섰고 평균자책점 0.00의 관록투를 뽐냈다.
김태현은 "구대성 선배님께 슬라이더를 던지는 방법에 대해 여쭤봤다. 그립을 잡는 것부터 어떤 상황에서 던져야 하는지 설명해 주셨다. 투수에게 필요한 훈련과 손목을 잘 쓸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해고를 졸업한 뒤 2017년 NC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1군 통산 8경기(6⅔이닝)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80을 남겼다. 1군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자주 상상하는 김태현은 "아직 승리, 홀드, 세이브 같은 기록을 세우지 못했는데 첫 승과 첫 홀드를 꼭 따내고 싶다. 팬들께 '이래서 김태현을 지명했구나' 하는 인상을 줄 만큼 잘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팀내 좌완 자원이 풍부한 편. 1군 진입을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태현은 "모두 자신만의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저는 큰 키(188cm)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최고 150km)과 높은 타점이 강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1군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맞붙고 싶은 타자가 누군지 물었다. 그는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바람의 손자' 이정후(25·키움)를 꼽았다. "굳이 한 명을 꼽는다면 이정후다. 고등학교 때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에 갈 수 있으니 가기 전에 제대로 승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1군에서 20경기 등판하고 첫 승과 첫 홀드 기록을 세우고 싶다. 첫 승 달성 후 기념구를 챙기는 동료들이 너무 부러웠다.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늦은 만큼 다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