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사이드암 이재학(33)은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 2+1년 최대 9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3년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창단 멤버로서 통산 5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명예회복을 잔뜩 벼르며 착실히 몸을 만들어온 그는 미국 애리조나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강인권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직접 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있다. 지난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이재학은 "예년보다 일찍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해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아쉬움도 클 듯. 그는 "물론 따뜻한 곳에 가서 몸을 만들면 좋겠지만 야구하는 건 똑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후배들과 함께 하는데 다들 열심히 한다. 새로운 마음으로 잘하고 있다"고 긍정의 힘을 믿었다.
이재학은 제구력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제구가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간혹 (제구가) 들쭉날쭉하면 경기 운영이 어려워진다. 제구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일정한 밸런스와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구력 향상을 위해 기술적인 보완은 물론 독서와 명상으로 마인드 컨트롤 강화를 꾀한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크다. 기술 보완과 더불어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책도 읽고 명상도 한다. 좋은 글귀를 많이 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재학의 말이다.
최근 아내가 건넨 '멘탈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는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이재학은 "아직 다 읽지 못했는데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멘탈이 좋고 나쁘다가 아니라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라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NC는 시즌 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강인권 감독 대행이 정식 지휘봉을 잡았고 국가대표 포수 출신 양의지가 떠나고 지난해까지 두산의 안방을 지키던 박세혁이 새롭게 가세했다. 투수 입장에서 주전 포수가 바뀌는 건 크게 와닿을 것 같았다.
이에 이재학은 "세혁이 형과 아직 안 해봤다. 좋은 포수와 함께 하게 되어 기대된다. 예전에도 포수의 변화를 경험해 봤는데 제 공을 잘 던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학은 2019년을 마지막으로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 두 자릿수 승리를 향한 갈망이 클 듯. 이에 "두 자릿수 승리 달성도 좋지만 한동안 부진했으니 반등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제가 좋았을 때 모습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냥 다시 잘하고 싶다. 다른 거 다 필요 없다. 잘 던지고 싶다. 그 마음이 전부다. 야구 잘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옛날 생각도 가끔 나는데 야구 잘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간절한 바람을 가슴에 품고 마산구장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이재학. 따스한 봄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