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스즈키 이치로(50)가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미국 ‘보스턴 글로브’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이치로의 포스팅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치로는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3년 1408만8000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포스팅 시스템은 최고 입찰 금액을 낸 팀이 30일간 단독 협상권을 갖는 방식이었다. 10개 팀 이상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애틀이 1310만 달러로 최고 입찰액을 써냈다. 이 금액은 이치로의 원소속팀 오릭스 블루웨이브에게 돌아갔다.
그때만 해도 일본인 타자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케이스가 전무했고, 이치로에 대한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1990~1993년 오릭스 투수코치로 활동하는 등 일본야구 사정에 밝은 짐 콜번 시애틀 환태평양 지역 스카우트가 이치로의 성공을 확신했고, 시애틀과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콜번은 “난 내기를 걸었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 오면 200안타를 치며 타격왕이 되고, 80득점에 50도루를 하면서 외야 보살 15개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안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치로는 첫 해 그걸 다 해냈다.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다”고 떠올렸다.
보스턴 글로브는 당시 이치로 포스팅에 참여한 팀은 4개로 시애틀 입찰액에 근접한 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콜번은 입찰액으로 1000만 달러 이상을 주장했고, 야마우치 히로시 시애틀 구단주가 이치로를 반드시 잡도록 지시하면서 예상보다 비싼 1310만 달러의 입찰액이 나오게 됐다.
콜번은 “다저스도 이치로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들은 900만 달러 정도의 입찰을 했었다”며 “내게 정확하게 추측할 수 있는 본능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지만 1310만 달러를 입찰한 것은 안전장치였다”고 밝혔다.
뜬금없이 22년 전 이치로의 포스팅이 회자된 것은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빅리그 데뷔를 앞둔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 때문이다. 요시다는 지난해 12월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타자로는 역대 최고액 계약. 포스팅 금액 1540만 달러를 더하면 1억 달러가 넘는다. 예상보다 큰 금액을 쓴 보스턴의 투자가 22년 전 이치로를 잡은 시애틀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