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롯데 자이언츠 필승조의 핵심으로 우뚝 선 구승민(33)은 괌 1군 캠프 대신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오는 20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키 2차 캠프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구승민은 뛰어난 실력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한 훈련 태도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종운 퓨처스 감독 또한 "야구 좀 하면 느긋하게 할 수 있는데 열외와 특혜는커녕 더 열심히 하니까 후배들에게 최고의 롤모델로 불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구승민은 "이곳에서 훈련하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어린 후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책임감이 더 커진다. 제가 경험했던 부분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종운 감독의 제안으로 퓨처스 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선수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하루 하루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전했다.
또 "후배들이 아직 어려워하는 것 같다. 편하게 와서 말하라고 해도 쉽지 않다. 좀 더 친해지면 다가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지 않을까. 많이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구승민은 지난해 73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4패 26홀드(평균자책점 2.90)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그는 "개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팀 성적이 많이 아쉽다. 모든 선수들이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포수 유강남(31)에 이어 내야수 노진혁(34)을 영입하며 센터라인 강화를 꾀했다. 투수 입장에서 이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다. 구승민은 "(노)진혁이 형의 경우 상무에서 친하게 지냈고 (유)강남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후배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훨씬 더 편안하게 믿고 던질 수 있는 느낌이 든다"고 반겼다.
구승민을 상대로 타율 3할3푼3리(9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강세를 보였던 노진혁은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구승민 공을 못 치게 돼서 아쉽다"고 웃어 보였다. 이에 구승민은 "껄끄러운 타자가 제 편이 되면 반가운 일"이라고 여겼다.
롯데는 차우찬(36), 신정락(36), 김상수(35), 윤명준(34) 등 베테랑 투수를 영입하며 마운드의 신구 조화를 이루게 됐다. 구승민은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이 많이 오셨는데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면 저 또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팀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수치상 목표를 정하지 않고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시즌을 완주하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제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만큼 팀과 개인 모두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구승민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이곳에 있는 어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자이언츠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 땀 흘리는 퓨처스리그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