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위해 부산으로 돌아왔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잭 렉스(30)는 지난해 후반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압도적인 리그 지배력을 선보였다. 3개월이라는 적은 표본이었지만 적은 표본 내에서도 빠르게 새로운 리그에 적응을 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했다.
지난해 DJ 피터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렉스는 56경기 타율 3할3푼(218타수 72안타) 8홈런 34타점 32득점 OPS .905의 기록을 남겼다. 파워는 충분히 검증이 됐다는 평가였지만 정확도, 수비력에서 의문부호가 달렸지만 모든 우려를 스스로 불식시켰고 KBO리그에서 최상위 레벨의 타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을 가리지 않고 제 몫을 해줬다. 득점권 타율 4할4푼9리로 클러치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타자이기도 했다.
3개월의 증명은 몸값의 폭등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렉스는 롯데와 계약하면서 올해 계약 당시 31만3000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올해 재계약을 하면서 총액 13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의 조건이다. 불과 3개월을 뛰고도 지난해 외야수 골든글러브 삼성 호세 피렐라의 1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인센티브 40만 달러)에 이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외국인 타자가 됐다.
KBO리그에서의 활약은 미국에서의 오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롯데 팬들을 떠나지 않았다. 비시즌에도 롯데 팬들의 SNS 게시물을 공유하는 등 롯데 팬들과 소통에 진심이었던 렉스였다. 그는 "롯데 팬들이 야구에 관심이 높다. 팬들의 에너지와 파이팅이 정말 넘친다. 정말 놀라웠다. 나 역시도 소통을 하고 함께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자주 공유를 한다"라고 말하면서 "물론 다른 구단들에서도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롯데의 우승을 위해서 롯데와 부산으로 돌아오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KBO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그는 "다른 선수들이 저를 많이 받아줬고 잘 챙겨줬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대호 선수가 한국에 대해서 잘 챙겨주고 가르쳐줬기 때문에 빨리 적응이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은퇴했다. 이대호의 장타력과 생산력에서 공백을 풀타임을 치르는 렉스가 채워야 한다. 렉스는 자신의 것을 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채워가겠다고 한다. 그는 "나 혼자서 변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팀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역할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하던 방식대로 꾸준히 한다면 팀의 우승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충분히 역량을 보여줬지만 아직 풀타임 시즌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렉스는 충분히 자신있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와 KBO리그에서 성적을 종합하면 최고의 시즌이었다는 것. 롯데로 오기 직전 트리플A에서 34경기 타율 3할3푼1리(121타수 40안타) 6홈런 21타점 OPS 1.000의 기록을 남겼고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도 16경기 타율 2할6푼5리(34타수 9안타) OPS .559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그는 "원래 지난해 미국에서도 충분히 잘했고 그 모습이 한국까지 이어졌다"라면서 "올해나 나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서 계속 노력하고 더 노력해서 역경을 잘 이겨내고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올해 우리 롯데 선수들이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고 힘들게 훈련 중이다. 팬들이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