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용찬(34)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독려했다.
이용찬은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다가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3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벌써 세 차례 불펜투구를 하며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오랜만에 미국에 와서 힘들다”라며 웃은 이용찬은 “한국에서 몸을 잘 만들고 왔다. 미국에서 바로 기술 훈련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시즌이 끝나고 휴식을 조금 하고 회복 훈련을 했다. 이어서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에 들어갔고 예년보다 일찍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라고 비시즌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이용찬이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유는 오는 3월 열리는 WBC 때문이다. 지난 시즌 59경기(60⅔이닝) 3승 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이용찬은 NC에서 구창모, 박건우와 함께 WBC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WBC가 아니라면 그렇게 빨리 공을 던지기 시작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한 이용찬은 “대회 준비를 위해 빨리 준비를 했다. 대표팀에 뽑혔다는 것이 중요하고 잘하고 싶다. 그러다보니 빠르게 준비를 한 것 같다.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용찬은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했지만 “개인성적은 만족스럽다. 그런데 팀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까 고참으로서 팀에 미안하기도 하다. 둘다 좋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2020년에 우승을 했던 팀인데 내가 오고 나서 2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내가 이 팀에 와서 멤버가 좋았고 우승권에 있었는데 가을야구를 못해서 많이 아쉽다. 올해 다크호스가 되어야한다”라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을 더 아쉬워했다.
NC는 팀내 최고 타자이자 주전포수 양의지가 두산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팀 전력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용찬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한다면 NC가 충분히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리 젊은 투수들이 잘해주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한 이용찬은 “딱 집어서 송명기와 신민혁만 잘하면 된다. 두 선발투수가 로테이션만 잘 지키고 이닝만 잘 먹으면 우리가 5강에 들어갈 것 같다. 선발투수들만 잘하면된다. 우리가 작년에 4·5선발이 안좋았다. 4·5선발과 외국인투수들만 잘하면 우리도 3강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 역시 4·5선발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선발투수 자원을 두텁게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말한 강인권 감독은 “4·5선발 후보에서 가장 앞서는 투수들은 송명기와 신민혁이다. 두 투수가 작년에는 기대했던 것 만큼의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둘이 합해서 9승을 하는데 그쳤다. 두 투수가 3승만 더했으면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하위 선발투수들에 아쉬움이 컸던 강인권 감독은 지난 시즌 이용찬을 선발투수로 전환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불펜진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해 결국 이용찬을 끝까지 마무리투수로 끌고 갔다. 올해 역시 이용찬이 마무리투수를 맡을 계획이다.
강인권 감독은 베테랑 이용찬에게 스트레스가 심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기는 것을 미안해했다. 하지만 이용찬은 “그러면 누구에게 주나. 어린투수들에게 이 부담감을 줄 수는 없다. 내가 하는 것이 낫다. 누구나 블론세이브를 할 수 있고 패전투수를 할 수 있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빨리 잊어버려서 리프레시를 해야한다. 어린 투수들은 못하면 계속 고민을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마무리투수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감을 본인이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나는 운동을 하면서 잊어버리는 편이다. 복기를 딱 한 번하고 더 보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그러면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기분도 좋아지고 안좋은 생각도 사라지게 된다”라고 본인만의 스트레스 극복 노하우를 덧붙였다.
그동안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를 오간 경험이 많은 이용찬은 “내가 다른 선수들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그 요령을 안다.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 둘 다 크게 애착이 가고 그런 것은 없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나는 두 보직을 정말 많이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잘안다. 선발투수가 힘들 때는 마무리투수가 생각나고 마무리투수에서 부진할 때는 선발투수가 생각난다”라며 웃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개인적인 목표는 솔직히 없다”라고 말한 이용찬은 “세이브 타이틀도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작년보다 블론세이브를 하나라도 더 줄이고 싶다. 그리고 가을야구를 한지 꽤 오래됐다. 가을야구의 맛을 보고 우승도 하고 싶다”라고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