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행복하다.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구단 측에 감사드린다".
지난 4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 감독에게 7년 만에 복귀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이종운 감독은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육성 전문가로 불린다. 경남고 지휘봉을 잡으며 전국 최강팀으로 올려놓았고 SK 와이번스 루키팀 코치와 퓨처스 감독을 역임하며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롯데가 이종운 감독에게 퓨처스 지휘봉을 맡기는 건 당연한 일.
SK 퓨처스 감독에서 물러난 뒤 재능 기부 활동을 이어갔던 그는 "흔히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더 많이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1군 감독 시절 아쉬웠던 부분도 많이 느꼈고 어떻게 하면 젊은 선수들을 잘 육성할 수 있을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운 감독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술 지도 이전에 인간적인 신뢰를 쌓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오라고 한다고 오는 게 아니다. 제가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가까워질 수 없다. 먼저 농담도 하다 보니 선수들도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같다". 이종운 감독의 말이다.
롯데 퓨처스팀은 훈련을 앞두고 스피치 타임을 마련했다. 퓨처스 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 전원이 번갈아가며 미팅 때 동료들 앞에 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스피치 타임 아이디어를 낸 이종운 감독은 "스피치 타임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익숙해지면 마운드 또는 타석에서 자신감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발표를 앞둔 선수들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퓨처스 사령탑으로서 기본기와 분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곳은 전방이 아닌 후방이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 모든 게 기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라며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훈련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서 열심히 해야 1군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종운 감독은 또 "기술 지도는 코치의 역할이지만 팀 분위기를 만드는 건 내가 해야 할 부분이다. 밝은 분위기에서 훈련해야 능률도 더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괌 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을 다독이는 것도 감독의 몫이다. "캠프에 못간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한다. 선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캠프에 가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곳에서 잘 준비해 1군에 콜업됐을 때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면 된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는 건 선수의 몫이다. 말로만 잘하는 게 아니라 열심히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연봉 4200만 원을 받는 배성근은 깜짝 은퇴 선언과 함께 퓨처스 선수들을 위해 1000만 원을 쾌척하기로 했다. 이종운 감독은 "진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두는 마당에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 고액 연봉 선수도 아닌데 말이다. 그만큼 성근이의 마음이 따뜻하다는 거다. 선수단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육성 전문가 이종운 감독은 "이곳에 있는 선수들이 1군에 가서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자 의무라고 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 시스템을 잘 만들고 싶다. 후방 역할을 하는 퓨처스 팀에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 주변 사람들이 더 좋아하더라. 내게 롯데는 고향팀이자 내 청춘을 바친 팀이다. 제 직책은 감독이지만 선수들 모두 제자 이전에 롯데 후배다. 이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약속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