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투수 이민우(30)는 1차 지명 유망주였다. 효천고-경성대를 거쳐 지난 2015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고, 1군 데뷔전이었던 2017년 9월14일 사직 롯데전(6이닝 2실점) 선발승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2020년에는 5월 개막 한 달간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3.23으로 활약하며 자리를 잡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지난해 4월23일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팀을 옮겼다. 한화에 와서도 대체 선발로 4경기에 등판해 1승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 6.14로 고전했다.
선발로는 커리어 통산 49경기 10승25패 평균자책점 7.27으로 좋지 않았다. 구원으로는 80경기 3승2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85로 선발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막판 2군 퓨처스리그에선 12경기 모두 구원등판, 2승3세이브3홀드를 거두며 14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00이었다.
커리어 내내 선발과 구원을 오갔지만 새 시즌은 불펜으로 고정된다. 퓨처스 캠프에서 구원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이민우에 대해 “지난해 막판 마무리로도 썼는데 구속이 147~148km 나올 때는 정말 좋다. 140km대 중반 이상 나와야 셋업맨을 할 수 있다. 파워 피칭을 해야 한다”며 “(8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고치 퓨처스 캠프에 가서 공 던지는 것을 보고 어떤 색깔이 더 어울리는지 보고 대화하면서 (활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1군 감독도 이민우에 대해 “긴 이닝보다 짧은 이닝을 던질 때 구위가 좋다. 처음부터 구원투수로서 잠재력을 좋게 봤다”고 말했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대체 선발로 써야 했다. 그 사이 이민우도 선발, 구원을 오가면서 불규칙한 등판 간격까지 겹치면서 밸런스가 흔들렸다. 아쉬움 속에 2군으로 내려갔지만 서산에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이민우는 “선발보다 불펜이 잘 맞는 것 같다. 1~2이닝 짧게 던질 때 구속이 잘 나오고 집중도 잘된다. 작년에도 1군에 있을 때 계속 불펜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있었다. 퓨처스에서 불펜으로 마무리를 하면서 자신감도 얻었다”며 “최원호 감독님을 만나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불만도 많았는데 그런 것이 없어졌다. 감독님은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몸 푸는 것부터 여유 있게 시간적 여유를 주시면서 마운드에 올라가게 해준다. 잘 던질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군 캠프에서 제외됐지만 최원호 감독과 함께하는 퓨처스 캠프는 이민우에게 더 큰 도약 계기가 될 수 있다. 비시즌 체중을 5kg 감량했고, 체인지업 연마를 위한 노력도 했다. 그는 “좌타자 승부할 때 오프 스피드 공이 필요하다. 2020년에도 체인지업을 잠깐 던졌는데 그보다 확실하게 구속 차이가 나는 공으로 연습했다”며 캠프 때도 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FA, 신인, 트레이드 등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로 한화 투수진이 한층 두터워졌고,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이민우는 “언제 1군에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기회는 올 것이다”며 “1군에 가면 부상 없이 불펜으로 승리, 홀드, 세이브 다 합쳐서 10개 이상 하고 싶다”고 풀타임 불펜 시즌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