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불혹의 나이가 된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40)에게 은퇴는 아직 구상에 없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1년 재계약하며 돌아온 그레인키는 여전히 야구가 재미있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FA 투수 그레인키와 1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MLB.com’에 따르면 보장 연봉 850만 달러로 인센티브 750만 달러를 더하면 최대 1600만 달러가 되는 조건이다.
이날 캔자스시티 홈구장 코프먼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레인키는 “은퇴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내가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한다. 여전히 내가 견고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캔자스시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그레인키에게 올해는 20번째 시즌. 또 다시 1년 계약을 하면서 그에겐 늘 마지막 시즌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그레인키는 “2023년이 마지막 해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한 계획 같은 건 없다. 잘 던지고, 몸 상태가 좋으면 계속 플레이할 것이다”고 대답했다.
그레인키는 지난해 26경기(137이닝) 4승9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팔뚝 문제로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타선이 약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평균 이상 투구를 했다. WAR 2.6은 캔자스시티 팀 내 5위였다.
현역 투수 중 최다 3247이닝을 던지며 223승을 올린 그레인키는 3000탈삼진까지 118개를 남겨두고 있다. 사이영상에 올스타 6회, 평균자책점 1위 2회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는 게 아쉽다.
우승을 위해 전력이 강한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었지만 그레인키는 친정팀 캔자스시티에 돌아왔다. 지난해 65승97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5위 꼴찌였던 캔자스시티는 올해도 하위권으로 예상된다.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레인키는 “캔자스시티는 내가 바라던 최고의 장소다. 지난해 우리가 많은 경기를 이기진 못했지만 오랜만에 가장 재미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변에 있는 게 즐거웠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행복했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지 알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이 팀에 있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캔자스시티의 밝은 미래를 자신했다.
J.J. 피콜로 캔자스시티 단장은 “그레인키와 계약을 발표하게 돼 정말 기쁘다. 지난 시즌 말미에 그레인키와 정말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가 얼마나 우리 팀을 좋아하고, 다시 오고 싶어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프런트가 바뀌면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고 계약이 조금 늦어진 배경을 밝히며 “그레인키는 우리 젊은 투수들과 구단에 훌륭한 존재였다. 조금도 과장되지 않았다. 그의 워크에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