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김해 상동구장 1루 불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드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28・롯데)이 세 번째 불펜 피칭에 나섰다.
그는 임경완 퓨처스 투수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52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특히 직구 궤적으로 들어오다가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가 일품이었다.
박세웅과 호흡을 맞춘 포수 정보근(24)은 “나이스 볼” “시즌 시작됐네”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박세웅의 구위가 아주 좋다는 뜻이었다.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정보근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
기자와 만난 박세웅은 “몸 상태가 너무 좋다. 크게 불편한 데 없고 공을 던져봐도 느낌이 아주 좋다. 첫 불펜 피칭이 정말 좋았는데 오늘 만큼은 아니었다. 두 번째 불펜 피칭은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밸런스도 좋았고 원하는 대로 공이 들어갔다. 변화구 제구 또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보근이도 오늘 당장 경기를 치러도 될 만큼 페이스가 좋다고 하더라. 스피드건을 보지 않아 정확한 구속은 잘 모르겠지만 보근이가 체감상 148km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 시즌 때 던지는 것과 거의 똑같다던데 제 느낌이 틀리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고 씩 웃었다.
임경완 코치 또한 박세웅의 투구를 지켜본 뒤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박세웅은 “코치님께서도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코치님께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고마워 했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퓨처스 선수들과 착실히 몸을 만드는 박세웅은 오는 14일 WBC 대표팀 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박세웅에게 올 시즌은 아주 중요하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 발탁과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게 목표. 겨우내 착실히 준비해온 덕분에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시즌이 아무리 길어도 WBC에 나가고 가을 야구를 경험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참가하는 등 좋은 일들로 시즌이 길다면 언제든지 시즌이 길어도 좋다. 1년 내내 야구해도 좋다"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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