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MVP에서 역대급 먹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가 공을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재기 여부는 불확실하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스트라스버그가 워싱턴의 집 근처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흉곽 출구 증후군은 확실성이 없어 투구 예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의 간판 투수였다. 지난 200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워싱턴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으로 2010년 데뷔 후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247경기(1470이닝) 113승62패 평균자책점 3.24 탈삼진 1723개를 기록했다. 다승왕, 탈삼진 타이틀을 한 번씩 차지하며 올스타 3번에 월드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지난 2019년 포스트시즌 6경기(5선발)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로 활약하며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차전(6이닝 2실점), 6차전(8⅓이닝 2실점)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MVP를 거머쥐었다.
우승 후 옵트 아웃으로 FA가 된 스트라스버그는 7년 2억4500만 달러 대형 계약으로 워싱턴에 남았다. 같은 시기 뉴욕 양키스로 FA 이적한 게릿 콜(9년 3억2400만 달러)에 이어 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 큰 계약을 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불행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계약 첫 해였던 2020년 손목 터널 증후군 탓에 2경기 만에 시즌을 접었다. 2021년에는 어깨와 목 통증으로 5경기 투구가 전부. 흉곽 충돌 증후군으로 드러났고, 갈비뼈와 목 근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했다. 지난해 6월10일 복귀전을 가졌으나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됐다. 불펜 피칭 중 다시 같은 부위에 신경계 문제가 발생해 시즌 아웃됐다.
FA 계약 후 3년간 8경기(31⅓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6.89. 역대급 먹튀 성적인데 더 큰 문제는 불확실한 미래다. 지난해 9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스트라스버그는 “여전히 큰 물음표가 붙어있다. 어깨 상태는 좋아졌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시간은 흐르고 젊어지지도 않는다”고 절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을 다시 던지긴 했지만 다음 계획이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한다. 워싱턴과 스트라스버그 계약은 앞으로 4년간 1억4000만 달러가 더 남아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