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37・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데뷔 첫해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KBO리그 최초로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동시 석권했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여러 가지를 배운 덕분이다. 송진우의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 정민철의 공을 채는 기술, 구대성의 체인지업을 배우며 단숨에 리그를 평정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리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기록을 세운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화에 입단했을 때 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를 배우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처럼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 훌륭한 선배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 감독은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리는 퓨처스 캠프에 참가 중인 투수 구승민(33)과 박세웅(28)만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키 캠프부터 합류할 예정인 구승민과 WBC 대표팀에 발탁된 박세웅은 현재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롯데 마운드의 핵심 전력인 이들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는 평가.
4일 오전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이종운 감독은 구승민과 박세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캠프 분위기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 아무리 유명 인사가 와서 특강을 하더라도 선수로서 갖춰야 할 좋은 요소를 모두 갖춘 이들이 직접 보여주는 게 후배들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종운 감독이 구승민과 박세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열외 또는 특혜 없이 퓨처스 투수조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때문.
“야구 좀 하면 느긋하게 할 수 있는데 구승민과 박세웅은 다르다. 열외와 특혜는커녕 더 열심히 하니까 후배들에게 최고의 롤모델로 불릴 수밖에 없다”고 환히 웃었다.
또 “훈련 첫날 구승민과 박세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준비를 정말 잘했다는 게 느껴질 만큼 몸을 잘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땀의 진실을 믿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정상급 투수로 우뚝 선 구승민과 박세웅은 퓨처스 캠프에 참가 중인 어린 투수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아낌없이 이야기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배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기 위해 지갑을 활짝 열었다고 한다.
이종운 감독은 “구승민과 박세웅처럼 훌륭한 선수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솔선수범하니까 선수들이 확 와닿을 거다. 감독으로서 되게 고맙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