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FA 자격을 얻고 당당히 시장에 나왔으나 차가운 현실을 마주했다. FA 미아 신세가 된 좌완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가 선발 투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회인 야구에 가서라도 긴 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강리호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하는 이야긴데 가끔 선발 투수가 되어 6~7이닝을 던지는 꿈을 꾼다. 원래 선발 투수가 꿈이었고 선발 투수로 스타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긴 이닝을 던지는 꿈을 꾸고 나서 제가 그만큼 실력이 올라온 줄 알았는데 꿈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제가 야구를 못해서 창피한 거고 더 이상 창피 당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결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3년 전 부모님께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가장 힘들었다. 당시 부모님께서 '제발 1년만 더 해보고 그만 두라'고 하셔서 다시 하게 됐다"고 했다.
프로 유니폼을 벗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도 부모님의 한 마디 때문. 그는 "프로에서 나와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도 부모님께서 '이제 그만하라. 할 만큼 했는데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강리호는 "요즘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표현하는데 제 마음이 너무 꺾인 것 같다. 언젠가는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데 그 시기가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기에 후회는 없다. 그는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 코치님, 감독님, 트레이너님 모두 불러놓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성민규 단장님께 'FA 미아가 되면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린 것도 그만큼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안 나왔으니 미련도 없다. 원포인트 릴리프라서 창피한 게 아니라 야구를 못하니까 창피했다. 3년 전부터 야구가 제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프로 무대를 떠난다고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는 "그동안 마운드에서 쌓아온 기술이 너무 아깝고 억울해서라도 사회인 야구에 가서라도 선발 투수로 뛰고 싶다. 제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어떻게 익혔는데. 그동안 연마해 온 기술이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