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겨서도 감감무소식이다. 어느새 달력이 또 한 장 넘어가 2월이 됐다. 데드라인은 따로 없지만 FA 미계약 신분으로 시장에 남은 4명의 선수들에겐 1분 1초가 아깝다.
지난해 11월17일 FA 시장이 열린 뒤 21명의 선수 중 17명이 계약했다. 계약 총액 792억3000만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계약 금액이 쏟아졌다. 하지만 돈잔치는 끝났다. 지난달 17일 롯데로 이적한 한현희를 마지막으로 FA 계약 소식이 뚝 끊겼다.
투수 정찬헌(33), 강리호(33·개명 전 강윤구), 외야수 권희동(33), 이명기(36)는 새해를 지나 2월이 되어서도 답보 상태로 시장에 남아있다. 10개팀 모두 2월부터 스프링캠프에 본격 돌입하면서 FA 미계약 선수들은 잊혀져가는 분위기다.
25인 보호선수 이외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B등급인 정찬헌과 이명기는 원소속팀 키움과 NC에서 사인&트레이드를 허용했지만 이를 진전시켜야 할 타팀들 구애가 적극적이지 않다. C등급 강리호와 이명기는 보상선수가 붙지 않는 데도 시장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각 팀들은 스프링캠프에 맞춰 기본적인 전력 구상을 마친다. FA 미계약 선수 4명은 10개 팀들의 구상에 들지 못했고, 원소속팀들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으면 미아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늘 언제나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부상이나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이들에게 다시 눈길을 보낼 팀들이 나올 수 있다.
역대로 봐도 2월 캠프 시작 후 계약한 FA 선수들이 꽤 많았다. 지난 2018년 2월9일 내야수 최준석이 원소속팀 롯데와 연봉 5500만원에 계약한 뒤 NC로 사인&트레이드됐다. 2019년 3월5일에는 내야수 김민성이 키움과 3년 최대 18억원에 계약한 뒤 이적료 5억원에 LG로 사인&트레이드됐다.
이어 2020년 3월10일에는 투수 고효준이 롯데와 1년 최대 1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2021년에는 2월3일 LG 투수 차우찬(2년 최대 20억원), 2월16일 두산 투수 유희관(1년 최대 10억원)이 뒤늦게 FA 재계약하며 캠프에 지각 합류했다.
시즌 중 FA 계약으로 이적한 선수도 있다. 2020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시즌을 일찍 마무리한 뒤 재활 중 FA 신청을 한 투수 이용찬은 해가 넘겨 2021년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팀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NC가 시즌 중이던 5월20일 이용찬과 3+1년 최대 27억원에 계약하며 FA 영입했다.
아예 1년을 쉬고 새 팀을 찾은 케이스도 있다. 2018년 시즌 후 FA 시장에 나왔으나 미아가 된 투수 노경은은 1년간 무적 신세였지만 2019년 시즌을 마치고 원소속팀 롯데와 2년 11억원에 재계약했다. 2011년에는 한화에서 FA를 선언한 투수 최영필이 당시 1월15일 계약 마감 시한까지 계약하지 못한 FA 선수를 당해년도에 뛸 수 없게 한 야구규약 제161조 6항에 묶여 1년간 해외리그에 뛰다 2012년 SK(현 SSG)로 팀을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최악의 경우 FA 미아로 강제 은퇴한 선수들도 있다. 지난 2007년 투수 노장진, 차명주가 첫 케이스. 2011년 포수 이도형도 FA 미아로 은퇴한 뒤 법적 투쟁을 통해 악법이었던 FA 계약 마감 시한을 없애는 데 앞장섰다. 이후 2013년 FA부터 계약 데드라인이 사라졌지만 끝내 팀을 찾지 못한 채 강제 은퇴 선수들이 더 나왔다. 2017년 포수 용덕한, 2018년 외야수 이우민, 2020년 투수 손승락이 FA 신청 후 계약하지 못한 채 은퇴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