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개빈 럭스(26)를 낙점했다. 수비가 불안하기로 유명하지만 다저스는 과감하게 ‘유격수 럭스’ 카드를 준비한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지금 우리는 럭스를 주전 유격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윈터미팅 때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도 “럭스는 타고난 유격수”라며 주변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다저스는 3년 연속 주전 유격수가 바뀌었다. 지난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를 차지한 코리 시거는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텍사스 레인저스로 FA 이적했다. 지난해에는 트레이 터너가 주전 유격수를 맡았지만 올 겨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FA 계약하면서 다저스를 떠났다.
새로운 주전 유격수를 찾아야 했던 다저스는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는 것 같았다. 지난달 중순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미겔 로하스를 영입했다. 로하스는 타격이 약하지만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였다. 수상자는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이었지만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다.
하지만 다저스가 선택한 새로운 주전 유격수는 로하스가 아니라 럭스였다. 유망주 미겔 바르가스가 2루수로 럭스와 키스톤 콤비를 이룬다. 저스틴 터너(보스턴)가 빠진 3루 핫코너에는 맥스 먼시가 들어가고, 로하스가 유틸리티로 내야 전체를 뒷받침하는 구성이다.
우투좌타 내야수 럭스는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 주전 2루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129경기 타율 2할7푼6리 116안타 6홈런 42타점 OPS .745로 타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수비가 불안했다.
지난해 2루수로 819⅔이닝 동안 실책 9개를 기록했다. 수비율 97.3%로 800이닝 이상 수비한 2루수 18명 중 16위였다. 그라운드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타구마다 가중치를 부여한 뒤 수비 성공 여부를 측정한 종합 수비 지표 UZR(Ultimate Zong Rating)도 15위(-2.3)에 불과하다.
2루에서도 불안했던 럭스가 수비 부담이 더 큰 유격수로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 유격수로 통산 68경기(50선발)를 나섰지만 수비율은 96.8%로 2루수일 때보다 더 낮다. 하지만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시절 유격수로 육성했던 과정을 믿고 있다. 골드글러브 후보 유격수를 두고 ‘돌글러브’ 럭스를 택한 다저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