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꼬셨다” 국민타자의 특급 인맥…시드니에 日 족집게 강사가 뜬다 [오!쎈 시드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04 11: 20

국민타자는 인맥도 남다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투수 일타 강사를 힘겹게 모셔왔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31일 “2023년 호주 스프링캠프 인스트럭터로 다카하시 히사노리(48)를 초빙한다”라고 발표했다. 다카하시 인스터럭터는 오는 8일 두산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 합류해 약 2주 동안 투수 지도에 나설 예정이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 영입이 최초로 논의됐던 건 지난해 11월 말. 마무리캠프를 마친 이승엽 감독이 미국에 거주 중인 옛 동료 다카하시 인스트럭터에게 연락을 취해 스프링캠프 합류를 제안했다. 이 감독은 “지인을 통해 다카하시 인스트럭터 영입을 추진했다. 처음 감독이 됐으니 힘을 한 번 실어달라고 꼬셨다”라며 “우리 투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다카하시는 작년에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뉴욕 메츠 시절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75년생인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2000년 요미우리에서 데뷔해 2015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NPB 통산 261경기 1348⅓이닝 86승 74패 평균자책점 3.79를 남긴 일본의 레전드 좌완투수다. 그는 2010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카고 컵스 등에서 뛰었고, 4시즌 동안 168경기 243⅓이닝 14승 1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이승엽 감독과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요미우리에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인연을 맺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2022시즌 종료 후 일본프로야구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옛 동료의 성공적인 지도자 데뷔를 위해 두산행을 택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제공
국민타자는 왜 다카하시 인스트럭터 초빙을 추진한 것일까. 이 감독은 “일본에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많다. 본인의 공만 던지는 게 아니라 타자의 심리, 성향을 이용하면서 투구를 한다. 체구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더 좋지만 공은 일본 투수들이 더 잘 던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라며 ”다카하시 인스트럭터가 일본, 미국에서의 경험을 잘 알려준다면 우리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난해 두산 마운드의 볼넷은 555개로, 최하위 한화(60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사구 또한 70개로 공동 4위. 그 결과 두산은 창단 첫 9위 수모와 함께 최다 평균 경기시간(3시간 22분) 불명예를 안았다. 
이 감독은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미국, 일본 야구를 모두 경험했고, 선발, 중간, 마무리를 다 해봤다. 현역 시절 체인지업을 굉장히 잘 던졌다. 특히 우리 좌완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투수는 무조건 디테일하게 가야 한다. 0.5cm 차이로 안타가 되고 볼이 된다. 민감하다. 2주 동안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두산은 작년 마무리캠프에서도 일본 출신의 구보 야스오(65) 전 소프트뱅크 투수코치를 인스트럭터로 영입해 유망주들의 지도를 맡겼다. 당시 구보 인스트럭터로부터 투구폼 교정을 받은 이병헌은 “투구와 관련해 디테일한 부분을 잘 짚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두산의 이번 스프링캠프 과제는 명확하다.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정교한 제구력을 장착해 작년 볼넷 2위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 마무리캠프에 이어 스프링캠프에서도 족집게 일본 강사의 지도가 투수들의 기량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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