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방법을 알았다" 호주에서 얻은 자신감...서준원은 빨리 던져보고 싶다 [오!쎈 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03 18: 28

"신경을 안 써도 되니까 냅다 던졌죠. 그러다 보니까 방법을 알겠더라구요."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23)의 올해 겨울은 유난히 길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 파견을 나갔고 이후 곧장 괌 스프링캠프로 합류했다. 두 달 넘게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타지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이기 때문에 겨울을 허투루 보낼 시간이 없었다.
롯데 스프링캠프 인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들이 선발대로 합류했고 서준원도 비슷한 시기에 호주에서 괌으로 넘어왔다. 얼굴이 가장 검게 그을린 선수가 바로 서준원이다. 당연히 지금 이 시기가 괴로울 수밖에 없고 한국에 돌아가 가족들도 보고싶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절대 돌아갈 수 없다. 한국을 가면 큰일 난다는 의미다. 모든 스프링캠프를 끝내고 가야한다"라며 의욕을 다지고 있다.

3일 오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서준원이 수비 훈련을 하고있다. 2023.02.03 /ksl0919@osen.co.kr

현재 서준원은 호주에서 던졌던 피로를 풀고 컨디셔닝에 집중하고 있다. 캐치볼 정도만 하고 캠프 3번째 턴부터 불펜 피칭을 시작할 예정이다. 
질롱코리아 파견은 서준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사실 처음에는 안 다치고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몸을 사리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를 던지다 보니까 지기는 싫고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고 잘 던지고 싶었다. 그래야 저도 얻는 게 있는 것이지 않나"라면서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도 빨리 찾게 됐고 경기를 던지면서 체력도 생각보다 좋아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마무리캠프부터 이어진 변화와 교정의 연장선에 있었던 질롱코리아 파견이었다. 그는 "마무리캠프부터 제구력을 섬세하게 다듬어서 커맨드를 좋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쉽게 쉽게 타자를 잡아내는데 연습했고 또 안 던지던 것도 던져봤다"라고 말했다.
우타자 몸쪽으로 투심과 체인지업을 던져보고 좌타자에게는 백도어성 커브를 던졌다. 그동안 던져보지 않았던 역발상의 투구 패턴으로 호주 타자들을 상대했다. 스스로 의문스럽지만 어쨌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한 번도 안 던져 본 패턴이었는데 호주에서 너무 잘 됐다. 저 스스로도 잘 되는 게 의문이었다. 호주 타자들이라서 통한 건지 의아했다"라며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이런 패턴으로 던져봐야 저한테 확신이 생길 것 같다. 그래도 이제 던지는 방법을 알았으니까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빨리 터득해야 할 것 같다. 빨리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던져보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OSEN DB
아울러 과감하게 던졌던 것도 결국에는 깨달음에 도움을 줬다. 그는 "사이드암 투수로서 팔이 조금만 벌어져도 바로 우타자 몸쪽으로 가버리니까 그동안 신경 써서 던졌다. 그렇게 던지다 보니까 공을 뿌리지 못하고 놓았다"라면서 "하지만 호주에서는 신경 쓰지 않고 냅다 던졌다. 그렇게 던지다 보니까 던지는 방법을 알겠더라.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이제 5년차. 제구력의 중요성은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노력도 했다. 결과가 꾸준하게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증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호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확신과 증명을 해보려고 한다. 그는 "볼넷을 안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볼넷만 허용해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라고 강조한 뒤 "호주에서 제 제구력이 괜찮아졌다는 생각을 했다. 볼넷을 최소화 할 수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호주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꾸준하게 활약하면서 팀 성적에 기여하고 싶다. 그는 "일단 어떤 보직에서든지 꾸준하게 던지고 좋은 성적이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꾸준하게 던지면서 팀이 무조건 1등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목표다. 올해는 우승이 팀의 목표이면서 나 개인의 목표일 같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2023 롯데 스프링캠프 서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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