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3년차 좌완 유망주 김기중(21)이 새 시즌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준비한다. 좌완 불펜이 부족한 한화에 김기중이 1군 한 자리를 꿰찬다면 불펜 카드가 다양해질 수 있다.
오는 8일 일본 고치로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서산에서 훈련을 지휘 중인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2일 “김기중이 올해는 불펜으로 준비한다. 1군에 좌완 불펜이 부족하기도 하고, 구단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고 밝혔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지난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기중은 2년간 선발 유망주로 육성 과정을 밟아왔다. 2021년 데뷔 첫 해 15경기(53⅔이닝) 2승4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1군에서도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 때 선발 후보로 낙점됐으나 시범경기에서 팔 통증에 따른 밸런스 난조로 2군에시 내려갔다. 1구에선 5경기(12이닝) 2패 평균자책점 6.00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에선 14경기(68⅔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3.54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10월에는 대만에서 열린 U-23 야구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선발, 중간을 오가며 3경기 9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3년차 시즌을 맞아 이제는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화는 1군 스프링캠프 투수 22명 중 좌완이 정우람, 김범수 단 2명뿐이다. 팀 사정상 좌완 불펜이 1~2명 더 필요하다. 퓨처스 캠프 핵심 과제 중 하나라 좌완 불펜 육성으로 김기중이 그 자리를 채워주면 한화 마운드의 전체적인 구성, 그림이 괜찮아진다.
김기중은 “프로 입단 후 2년간 선발만 했다. 경기 운영이나 생각이 선발 쪽에 맞춰져 있긴 한데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제 자리가 없으니 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박정진 코치님께서도 선발과는 다른 불펜의 1이닝 전력 투구 방법과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계시다”고 말했다. 좌완 오버핸드 투수로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던 박정진 코치는 2010년대 한화 좌완 불펜 에이스로 활약했다. 16시즌 통산 691경기에서 45승43패35세이브96홀드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1군 캠프에 제외된 것이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김기중은 낙담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작년에 보여준 게 너무 없었다. 제 자리가 정해진 것도 없다. (캠프에) 못 간다고 했을 때 아쉬움은 있었지만 시즌 때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준비를 잘해 최상의 상태로 1군에 합류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비시즌에는 대전에서 최재훈이 이끄는 미니 캠프 멤버로 강도 높은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았다. “처음에는 안 하던 운동을 해서 힘들었다. 첫 날에는 토를 할 정도로 난리도 아니었다”며 웃은 뒤 “운동 후 사우나와 냉탕으로 피로를 푸는 재미가 있었다. 그걸 하고 나면 운동이 더 하고 싶어졌다. 계속 할수록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체력도 좋아졌고, 지금 몸 상태도 좋다. 1년간 완벽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어떤 자리에서든 주어진 기회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