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 비 오면 잘 산다고 하잖아요.”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2일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지난 19일부터 약 25명 안팎의 선수들이 선발대로 들어와서 훈련을 진행했다. 그리고 전날(1일)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 본진이 합류하면서 2일 완전체로 처음 합동 훈련을 했다.
선발대 인원들이 들어온 이후 열흘 간은 간혹 아열대성 스콜현상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쾌청했다. 마른 그라운드, 뙤약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선발대 인원들은 대부분 검게 그을린 얼굴로 선수단 본진과 마주했다.
그런데 이날 완전체 훈련 첫 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얼리 워크 훈련 시간에 또 다시 스콜이 뿌렸다. 하지만 이번 스콜이 뿌리는 시간, 그리고 양이 이전과 달랐다. 박흥식 수석 및 타격코치, 배영수 코치 등 과거 괌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러봤던 지도자들은 이러한 스콜에 당황하지 않았다. 되려 이를 반겼다.
선수단 본진보다 조금 먼저 괌 스프링캠프에 들어온 배영수 코치는 “이전까지 날이 계속 쾌청했지만 무더웠다. 비가 한 번 뿌려주기를 바랐는데 오늘 캠프 첫 날 이렇게 스콜이 내렸다. 덕분에 약간 건조해진 그라운드도 평탄화 작업을 수월하게 펼칠 수 있었다”라면서 “이 비가 우리 팀에 좋은 징조였으면 좋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박흥식 코치는 “이 비가 우리 팀의 첫 훈련을 환영해주는 비 같다”라면서 “괌에서 이런 날씨는 익숙하다”라고 했다. 강영식 불펜 코치도 “원래 이삿날 비가 오면 잘 산다고 하지 않나. 오늘 내리는 비가 좋은 징조이기를 바란다”라고 웃었다.
스콜이 뿌렸지만 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쾌청해졌다. 기습적인 스콜은 변수가 아닌 상수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스콜이 뿌리던 시점에는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바로 옆에 위치한 실내운동장에서 러닝 스트레칭 훈련을 소화했고 이후 야외로 나와서 훈련을 마저 진행했다.
이후 훈련은 모두 정상 스케줄로 진행됐다. 자칫 첫 단체 훈련날부터 훈련이 어긋날 뻔 했지만 롯데는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했다. 무엇보다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 위치한 4개의 그라운드와 실내연습장을 모두 활용하고 인근의 파세오 야구장에서는 내야 펑고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다. 올해 가을야구 진출이 최소한의 목표가 된 롯데 입장에서 괌은 과연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