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국대 3인방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팀 훈련과 WBC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지금부터 WBC 공인구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대회가 열리는 3월 마치 원래 사용하던 공인 것처럼 이를 완전히 손에 익힌다는 각오다.
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두산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 지난해 신인왕 정철원이 오전 워밍업을 거쳐 불펜 마운드에 올라 돌아온 양의지와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정철원은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힘차게 뿌렸고, 양의지는 투구 중간마다 “템포를 조금 더 빠르게”, “빠졌다” 등 조언을 하며 후배의 영점을 조정했다. 정철원과 양의지는 투구가 끝난 뒤에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이날의 피칭을 꼼꼼히 리뷰했다.
이날 총 8명이 불펜피칭을 실시한 가운데 정철원만 KBO리그가 아닌 WBC 공인구로 훈련을 진행했다. 정철원은 양의지, 곽빈과 함께 2023 WBC 국가대표로 뽑히며 12일까지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국가대표팀 훈련이 진행되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으로 향한다. 공인구는 이들이 직접 KBO로부터 전달받아 호주로 공수했고, 2일 불펜피칭이 예정된 곽빈도 이를 이용해 불펜피칭을 할 계획이다.
피칭 후 만난 정철원은 “똑같은 야구공이라 어려운 건 없었다. 자신 있다”라며 “물론 조금 미끄러운 감이 있지만 잘 준비해서 감각을 끌어올리면 대회에 아무 지장이 없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받아본 포수의 의견은 어떨까. 양의지는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정철원이) 처음 투구라서 아직 밸런스가 다 안 잡힌 것 같다. 더 적응하면 달라진 투구를 할 것으로 본다”라며 “공이 우리나라 것보다 살짝 미끄러운 건 있는데 경기 들어갈 때는 안 미끄럽게 진흙을 발라주기 때문에 비슷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공인구는 포수에게도 민감한 문제다. 포수는 포구는 기본이고, 주자의 도루 시 그 누구보다 빠르게 해당 베이스를 향해 송구를 해야 한다. 양의지는 “포수 또한 대회 공인구로 따로 연습을 해야 한다”라며 “2월 16일부터 대표팀이 연습경기에 들어간다고 해서 거기 맞춰서 나도 몸을 만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WBC로 인해 주전 포수가 열흘이 조금 넘게 훈련한 뒤 팀을 떠나야한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그 주전 포수가 양의지이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은 “그게 걱정은 안 한다. 물론 WBC로 양의지의 컨디션이 떨어질 순 있지만 부상만 안 당하면 제 몫을 하는 선수다. 양의지가 4년 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선수라 미국에 가기 전까지 투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충분할 것 같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양의지 또한 일단은 WBC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가기 전까지 투수들의 공을 최대한 한 번씩은 받아보고 싶다. 사실 이름도 알아가고 더 봐야하지만 우선은 WBC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내 몸을 먼저 잘 준비하겠다. 두산 투수들과의 호흡도 어느 정도만 딱 맞으면 잘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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