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야생마 47번' 물려받은 23세 좌완의 각오, “47번 징크스…오히려 부담감을 즐기겠다” [오!쎈 스코츠데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2.01 16: 40

 LG 트윈스 좌완 투수 김윤식이 올 시즌에는 LG 레전드 이상훈의 배번 47번을 달고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윤식은 2020년 LG에 입단해 줄곧 57번을 달았다. 올 시즌에 앞서 구단과 이상훈 해설위원의 허락을 받고 47번으로 배번을 바꿨다.
LG 선수들은 1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베이스볼 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 첫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은 자율 훈련으로 투수들은 러닝과 캐치볼, 타자들은 워밍업에 이어 가볍게 배팅 훈련을 했다.

LG 김윤식이 1일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선발대로 지난 21일 먼저 캠프에 도착한 김윤식은 이날 자율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김윤식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47번에 대한 애착을 설명했다.
이상훈은 김윤식에게 우상이었다. 김윤식은 “LG에 입단해서 47번을 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47번과 비슷한) 57번도 구단에서 배려해 주셔서 달았는데, 목표는 항상 47번이었다. LG에서 언젠가 한 번 달아보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훈의 현역 시절 배번인 47번은 비어 있었지만, LG 구단은 상징성이 있는 47번을 선수들에게 가급적 주지 않았다. 예전에 47번을 단 선수들의 부상, 부진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
김윤식은 “다른 왼손 투수나 다른 형들도 모두 달고 싶어 할텐데, 제가 뭐가 없는데 막상 달라는 건 좀 그랬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데, 달고 더 잘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2시즌 후반 때 김윤식은 차명석 단장에게 47번을 달고 싶다고 부탁했다. 그리곤 이상훈 전 LG 코치를 찾아가 47번을 달아도 될지 물어보고 허락을 받았다.
김윤식은 "이상훈 전 코치님에게 가서 한번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번호를 달라고 하셨다. 47번을 달고 더 씩씩하게 던지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2016년 LG 코치 시절 이상훈. /OSEN DB
예전에 47번을 달았던 선수들이 대부분 부상이거나 부진한 징크스가 있다고 하자, 김윤식은 오히려 더 좋다고 했다. 그런 징크스를 자신의 손으로 깨고 싶다고.
김윤식은 “그런 부담감을 오히려 즐기겠다”며 “작년에도 상대 선발 투수가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외국인 투수, 안우진 형이라든가, 그 때도 예상은 모두 기울어져 있었다. 져도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더 들어갔다. 그 생각을 깨뜨리고, 반전을 일으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윤식은 예상을 깼을 때 쾌감을 즐겼다. 김윤식은 지난해 23경기(114⅓이닝)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9월 이후 6차례 선발 등판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로 맹활약했다. 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었다.
후반기 활약으로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지난해 직구와 체인지업이 많이 좋아졌다.
김윤식은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딱히 더 추가하는 것은 없다. 지금 던지는 구종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몸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부상없이 안 아픈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WBC 부터 시작해 정규 시즌에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그는 “체력 관리도 잘해야 한다. 웨이트 훈련을안 빼먹고 잘 준비하고 있다. 먹는 것도 잘 먹어야 한다. 운동 하기 전에 김용일 컨디셔닝 코치님과 허리 강화, 코어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단 후 지난 3년간 캠프에서 몸 컨디션이 늦게 올라왔는데 올해는 다르다. WBC 대표팀으로 뽑힌 김윤식은 3월부터 전력 피칭을 해야 한다.
김윤식은 “3년간 캠프 들어갈 때 몸이 좋았을 때가 없었다. 첫 해는 팔꿈치, 지난 2년은 어깨가 조금 안 좋아 (캠프에서) 늦게 시작해서 늦게 올라왔다. 어깨는 날씨가 좀 풀려야 풀리는 스타일이다”며 “여기 애리조나는 날씨가 따뜻해 컨디션 조절에 좋을 것 같다”고 애리조나 캠프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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