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이에게 달렸다".
KIA 타이거즈가 지난 30일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애리조나에서 25일 가량 담금질을 하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실전을 소화한다. 하루 먼저 떠난 김종국 감독이나 이날 비행기에 오른 선수들의 마음은 각오와 남다르다. 사실상 2023시즌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상위팀들은 전력 누수가 있고 하위팀들은 보강이 되었다. 항상 그렇듯 투수력이 센 팀이 유리하다"면서 마운드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특히 마운드 구성을 놓고 루키 윤영철을 주목했다. 윤영철에 행보에 따라 선발과 불펜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영철은 단연 스프링캠프의 기대주이다. 좌완투수로 구위와 제구, 강한 멘탈을 갖추었다.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고교시절 많은 투구를 했기 때문에 마무리 훈련에서는 투구를 금지했다. 이제는 캠프에서 투구 봉인을 해제하고 구위를 끌어올린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선발진은 양현종 이의리,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까지 4명은 확정됐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임기영, 예비역 김기훈과 신인 윤영철이 경쟁을 벌인다. 김 감독은 "영철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영철이 선발투수로 나선다면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작년 전역과 동시에 5경기에서 화끈한 구위를 과시한 김기훈을 1이닝 필승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작년은 마무리급 투구를 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잘했고 많이 던졌다. 불펜에서 더 강하게 해주면 좋을 것이다. 기훈이가 있으면 불펜을 훨씬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임기영은 선발투수 혹은 롱맨까지 유연하게 기용할 수 있다. 신인투수는 이닝 조절이 필요하다. 데뷔 시즌에서 선발투수로 풀타임이 쉽지 않다. 임기영과 윤영철이 선발을 분담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기영이는 선발 뿐만 아니라 롱맨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타순이 한바퀴 돌기전까지 2이닝을 노련하게 막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윤영철 선발, 임기영 롱맨, 김기훈 필승맨 밑그림을 내놓은 이유는 있다. 장현식이 시즌 초반 복귀가 어렵다. 김기훈처럼 강력한 볼을 던지는 불펜 투수가 필요하다. 윤영철까지 불펜으로 나선다면 좌완 요원들이 너무 많다. 이준영 김대유 김기훈 윤영철 최지민까지 좌완 일색이다.
결국은 윤영철이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보여야 사령탑의 밑그림은 현실화된다. 터줏대감인 임기영도 선발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경쟁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슈퍼루키가 사령탑의 마운드 밑그림을 완성할 것인지 흥미로운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