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프링캠프의 계절이 왔다. KBO리그 1군 스프링캠프는 팀별로 대개 40명 이상 대규모 인원을 꾸려 나간다. 주요 핵심 전력과 기대되는 유망주들로 구성된다. 1군 엔트리가 28명이니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지 못하면 경쟁의 시작부터 한 걸음 뒤처질 수밖에 없다. 부상이나 다른 특별한 이유가 아닌 이상 1군 캠프 제외는 전력의 후순위라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군 캠프에 들지 못한 선수 중에는 한때 각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2군에서 독한 각오로 준비해야 1군 기회를 살릴 수 있다.
나란히 연봉이 6000만원씩 삭감된 삼성 외야수 김동엽, 김헌곤이 가장 절실하다. 지난 2020년 20홈런을 치며 삼성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김동엽은 최근 2년간 1군 출장수가 69경기, 30경기로 줄었다. 김헌곤도 지난해 1할대(.192) 타율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FA 권리도 포기했다. 세대 교체 흐름 속에 올해 반등하지 못하면 2군에서도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
LG 외야의 한 축을 이뤘던 이천웅도 1군 캠프에서 빠졌다. 지난 2019년 규정타석 3할대(.308) 타율로 최고 시즌을 보낸 이천웅은 2020년부터 최근 3년간 1군 출장수가 89경기, 68경기, 19경기로 계속 줄었다. LG의 외야 자원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1군 기회가 얼마 없었다. 지난해에는 2군에서도 37경기 타율 2할2푼2리에 그쳤다. 올해는 캠프부터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지난해 대타 요원으로 쏠쏠하게 활약한 KIA 외야수 고종욱도 캠프 명단에 제외됐다. KIA는 10개팀 중 가장 적은 36명의 선수들로 1군 캠프를 꾸렸다. 최정예 멤버들로 데려가다 보니 고종욱은 2군 캠프로 밀렸다.
FA 계약을 하고도 1군 캠프에 들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NC 투수 이재학은 지난해 12월 2+1년 최대 9억원으로 FA 계약까지 했지만 1군 캠프에 들지 못했다. NC의 1군 캠프에 30대 투수는 3명뿐이다. 세대 교체 흐름 속에 이재학의 팀 내 입지도 눈에 띄게 좁아졌다. 젊은 선발투수 자원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팀 기조에 의해 2군에서 준비하게 됐다.
KT 내야수 신본기도 1+1년 최대 3억원에 재계약했지만 캠프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 KT는 류현인, 손민석 등 신인 내야수만 둘이나 1군 캠프에 포함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해외 캠프가 열리면서 2군 캠프로 밀린 선수들의 박탈감은 더 커졌다. 삼성(일본 오키나와), 한화(일본 고치), 키움(대만 가오슝)을 제외한 7개 팀들은 국내에 2군 캠프를 차린다. 찬바람 맞아가며 준비하기가 쉽지 않지만 여기서 밀리면 물러설 데가 없다. 2군에서 확실히 준비해야 혹시 모를 기회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