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7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하주석(29·한화)이 연봉도 반토막났다. 1억원으로 억대 연봉자는 유지했지만 실제 지급받는 금액은 그보다 적다.
한화는 지난 26일 FA 계약 선수들을 제외한 등록선수 중 연봉 협상 대상자 49명과의 계약 결과를 공개했다. 비FA 연봉 상위 20명 중 가장 큰 폭으로 깎인 선수는 하주석이었다.
지난해 2억90만원에서 올해 1억원으로 연봉이 1억90만원이나 깎였다. 연봉 삭감률 50.2%. 팀에서 가장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비FA 선수 중 팀 내 최고 연봉자였지만 1년 만에 반토막났다.
지난 2021년 여름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술판 파문으로 KBO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NC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연봉 삭감 폭이 크다. FA 계약자였던 박석민을 빼고 박민우(6억3000만원→4억1000만원), 이명기(2억7000만원→1억7500만원), 권희동(1억7000만원→1억1000만원)은 나란히 35%씩 연봉이 일괄적으로 삭감됐다.
하주석의 실제 연봉은 1억원보다 더 적다. KBO 야구규약 제32조 [출장정지선수]에 따르면 구단은 출장정지선수로 공시된 선수에게 연봉을 감액해 지급한다. 이 경우 감액할 보수액은 선수 연봉의 300분의 1의 50%에 출장하지 못한 경기 일수를 곱한 금액으로 한다. 출장정지 기간 일당의 반만 받을 수 있다.
하주석은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기간 대전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됐고,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해 개막부터 징계가 적용된다. 이 기간 하주석의 연봉은 약 1166만원 감액된다. 이에 따라 올해 하주석이 실제 지급받게 될 연봉은 약 8833만원이 된다.
하주석이 음주운전으로 잃게 된 금전적 손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70경기 징계를 마치고 돌아와도 올 시즌 전체 일정의 반밖에 뛰지 못한다. 큰 활약을 하지 않는 이상 출장 경기수 부족으로 연봉 인상보다 삭감 요인이 클 가능성이 높다.
70경기 출장정지를 마치고 바로 1군에 돌아올지도 알 수 없다. 실전 감각 회복이 필요하고, 팀 상황이나 여론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1군 복귀가 늦어질수록 FA 등록일수를 채울 기회도 점점 줄어든다. 최악의 경우 FA 취득이 1년 더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주석은 2024시즌을 마친 뒤 FA 취득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계약금 3억원을 받고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하주석은 주전으로 성장한 뒤 꾸준히 연봉이 인상됐다. 2018년 처음으로 억대(1억2000만원) 연봉을 찍었고, 2022년에는 2억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 부진에 음주운전까지 겹치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연봉이 한순간에 떨어졌다. 당분간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것만큼 혹독한 죗값을 치르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