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반지에 이어 억대 연봉까지. 오윤석(31), 김준태(29)에게 트레이드 이적은 신의 한 수였다.
KT 위즈는 지난 29일 재계약 대상자 61명과 2023시즌 연봉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KT 선수들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으로 향했다.
KT 발표에 따르면 61명 가운데 FA 및 군제대 선수를 제외하고 올해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총 14명이다. 그 중 신규 억대 연봉자는 4명인데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나란히 둥지를 옮긴 내야수 오윤석, 포수 김준태가 포함됐다. 오윤석은 작년 9000만 원에서 33.3% 인상된 1억2000만 원, 김준태는 6500만 원에서 53.8% 올라 1억 원을 받게 됐다.
오윤석과 김준태는 지난 2021년 7월의 마지막 날 우완 사이드암투수 이강준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이적했다. 우승을 위해 뎁스 강화가 절실했던 KT는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잠수함 유망주를 내주면서 두 선수를 영입했고, 이들은 그해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 일원으로 거듭났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롯데 시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오윤석은 경기고-연세대를 나와 2014 롯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상무를 거쳐 2020년 타율 2할9푼8리로 잠재력을 터트렸고, 그해 10월 4일 사직 한화전에서 KBO 역대 27번째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대기록에도 롯데 내야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며 트레이드 카드로 쓰였다.
오윤석은 작년 KT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개막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115경기를 소화하며 2015년 1군 데뷔 후 개인 한 시즌 최다 출전 기록도 경신했다. 다만 시즌 도중 허리 부상으로 꽤 긴 시간 동안 재활을 진행했고, 타율 2할3푼4리 6홈런 37타점으로 아쉽게 한해를 마무리했다.
김준태 또한 오윤석과 마찬가지로 2012 롯데 육성선수로 입단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롯데를 떠나 KT로 이적했다. 첫해 활약은 미비했다. 롯데 시절 받았던 무릎 수술 여파로 10월 6일이 돼서 뒤늦게 KT 데뷔전을 치렀고, 장성우-허도환 체제에 밀려 11경기 타율 1할1푼8리로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김준태는 이듬해 허도환이 LG로 FA 이적하며 주전 장성우의 뒤를 받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안방 플랜에 물음표가 붙은 게 사실이었지만 그는 당당히 실력을 통해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작년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함께 98경기 타율 2할7푼3리 4홈런 27타점으로 활약하며 KT 포수진의 확실한 2인자로 거듭났다.
억대 연봉을 받게 된 두 선수는 올해도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윤석은 ‘포스트 박경수’라는 평가에 걸맞게 올해 KT의 2루 고민을 지워야하고, 김준태 또한 33살이 된 주전 포수 장성우의 체력 안배라는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크게 빛이 나진 않지만 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만 KT가 2021년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21년 7월 이적과 함께 롯데 시절 꿈에서만 그렸던 우승반지를 거머쥐었고, 2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오윤석과 김준태 모두 트레이드를 통해 야구인생의 꽃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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